프로배구 남자부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이 역대 정규 리그 최장 시간 대혈투 끝에 현대캐피탈의 6연승을 저지했다. 베테랑 세터 한선수는 역대 1경기 최다 세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한항공은 12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원정에서 현대캐피탈에 진땀승을 거뒀다. 171분 대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 대 2(19-25 25-22 25-21 40-42 15-11)로 이겼다.
역대 정규 리그 남자부 최장 경기 시간 기록이다. 이날 경기는 오후 7시에 시작돼 10시가 넘어 끝이 났는데 경기 시간은 171분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0월 우리카드와 벌인 165분 접전을 넘어선 기록이다. 포스트 시즌(PS)을 포함하면 2021-2022시즌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챔피언 결정 3차전의 177분에 이은 2위다.
이날 55분이 소요된 4세트도 남녀부 통틀어 역대 2번째로 긴 기록이다. 역대 최장 세트는 2013-2014시즌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의 경기 3세트로 59분이나 걸렸다. 이날 4세트 42 대 40 스코어도 역대 남자부 한 세트 2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역시 1위는 2013-2014시즌 대한항공-러시앤캐시전 3세트의 56 대 54다.
대한항공은 지난 9일 최하위 KB손해보험에 패한 아픔을 씻고 승점 2를 챙겼다. 승점 40(13승 10패) 고지를 밟으며 삼성화재(승점 38·14승 8패)를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1위 우리카드(승점 42·15승 7패)와 격차도 좁혔다.
세터 한선수는 무려 77개의 세트(공격 성공 토스)로 역대 1경기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본인과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 황동일 OK금융그룹 코치가 세운 종전 기록 75개를 넘었다. 이날 대한항공은 팀 공격 성공률이 59.85%에 이를 정도로 한선수의 노련한 볼 배급이 빛났다.
링컨 윌리엄스의 일시 대체 선수 무라드 칸이 양 팀 최다 52점을 퍼부었다.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4점에 머문 무라드는 이날 공격 성공률 72.73%에 이를 만큼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정한용도 60%가 넘는 공격 성공률로 14점으로 거들었다. 정지석이 10점, 김규민이 9점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최태웅 감독 경질 뒤 5연승을 달렸지만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앞서 대한항공에 2번 완패를 당한 현대캐피탈은 이날 역대 2번째로 긴 세트인 4세트를 포함해 두 세트를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아흐메드 이크바이리가 팀 최다 33점, 허수봉이 25점, 전광인이 13점으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대캐피탈은 리시브 효율에서 47.96%로 대한항공보다 6%p 앞섰지만 한선수의 현란한 토스에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