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의 조직적 성범죄 문건 공개, 미국이 뒤집혔다

인신매매 성범죄 벌였던 제프리 엡스타인
사망했지만 재판 문건 공개되면서 재조명
"英 앤드루 왕자에 성폭행 당했다" 증언도
클린턴, 트럼프 등 유력 인사 이름 언급돼
엡스타인이 자살? 죽음 둘러싼 의심 커져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싹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립니다. 여행은 걸어서, 외신은 앉아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박수정 PD, 조석영 PD, 나와 계세요.
 
◆ 박수정, 조석영> 안녕하세요.
 
◇ 채선아> 연초부터 외신들이 주목하고 있는 소식이 있네요.

◆ 박수정> 2024년 새해 들어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프리 엡스타인 명단 공개 사건'인데 미국 정재계와 연예계의 유명 인사들이 모두 다 소환돼서 대중들을 경악하게 하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뉴욕타임즈, BBC, CNN 이런 주요 언론사에서 최근 며칠 동안 계속 이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된 기사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어떤 인물인지 오늘 좀 설명을 해드리려고 하거든요. 간략하게 이 사람을 좀 소개해 드리자면 일단 미국의 성범죄자입니다. 1990년대부터 쭉 범죄를 이제 저질러 왔는데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비밀스러운 별장이 있어요.


◆ 박수정>그 별장에 10대 소녀 수천 명을 인신매매로 데려와서 성착취하고 그리고 정재계 유력 인사들을 그 별장에 초대해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의 범죄자고요. 지금 화면에 띄워드리는 저택이 엡스타인의 개인 소유 섬에 위치한 은밀한 별장을 항공기로 찍은 거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엄청나게 큽니다. 거기다 개인 소유의 섬에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재력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2019년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66세로 사망했습니다.

제프리 엡스타인은 헤지펀드 매니저, 금융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월스트리트에서 아예 정말 거물들만 상대하는 VVIP만을 상대로 하는 투자 회사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고요. 이를 통해서 화려한 인맥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채선아>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친하고 영국 앤드루 왕자와 찍은 사진도 있고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있네요?


◆ 박수정> 굉장히 친밀해 보이는 사진들이 대중에게 공개가 될 정도예요. 정말 거물들하고만 친하게 지낸다고 알려진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 조석영> 그러니까 전세계급 유력 인사들과 친한 억만장자가 뭔가 조직적인 성범죄를 벌였다는 거죠. 이게 어마어마하게 큰 사건이고 사실 몇 년 전에 보도가 됐거든요.

◇ 채선아> 2019년에 구치소에서 이 사람이 사망했고 2020년에 다큐멘터리가 나온 거예요. 그러면 사건이 종결된 건데 왜 이제 와서 다시 주목받는 건가요?

◆ 박수정> 사망하긴 했지만, 그 끔찍하고 상습적이었던 성범죄에 대한 조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어떤 사람이 이 엡스타인의 고객이었느냐 클라이언트였느냐 그리고 누가 조력자였느냐에 대한 조사가 끊이지 않았는데, 이게 가능했던 이유가 엡스타인의 피해자였던 버지니아 주프레라는 여성이 엡스타인이 사망한 후에도 '사망으로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그의 범죄를 옆에서 도왔던 연인 맥스웰을 상대로 2015년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인신매매를 도왔다는 혐의가 인정돼서 현재 20년 형을 살고 있는데요. 이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문건들이 쌓이게 됩니다. 각종 이메일이나 증인의 녹취록 그리고 소송 자료 등이 1천 페이지 넘게 쌓였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지난 1월 3일에 이 문건들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공개했습니다.


◇ 채선아> 이 문서가 공개돼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거군요.

◆ 박수정> 그렇죠. 이전까지는 물론 일부 공개된 인물의 이름이 있긴 했지만, 익명 처리되거나 추측하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완전히 실명 공개가 된 거예요. 어떤 사람이 엡스타인과 연관이 있고 이 범죄에 연루되었는지가 이제 공개가 된 건데, 문제는 이 문서 속에 미국에서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사람들이 줄줄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이 인물들이 다 범죄자라는 건 아니고 공범이라는 것도 아니고요. 어떤 사람은 인맥 때문에 거론된 사람도 있고 고객이었다기보다는 엡스타인과 뭔가 연관이 있는 사람들의 목록이 쫙 공개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 조석영> 그러니까 여기 이름 언급됐다고 100% 유죄는 아니라는 거고, 증거와 증인이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 채선아> 우리도 알 만한 사람들이 들어가 있나요?

◆ 박수정> 여러분도 아실 법한 주요 인물들을 말씀해 드리자면 일단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포함이 됐고요. 엘리자베스 2세의 막내아들인 영국의 앤드루 왕자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이 이름들이 어떤 맥락에서 주로 거론이 됐냐면 그 증인들, 그때 그 섬에 끌려갔던 소녀들, 피해자들의 입에서 내가 이런 사람을 봤어요, 이 사람이 와서 이런 행동을 했다고 증언할 때 이 사람들의 이름이 언급된 거예요.
 
피해자 주프레의 증언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에게 세 번의 성폭행을 당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 기자들이 모인 앞에서 앤드류 왕자 본인은 본인이 한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니까 자백하길 바란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하고요. 또 다른 피해자도 앤드루 왕자가 자신의 가슴을 만진 적이 있다고 피해 사실을 증언한 사실이 공개됐다고 합니다.


◆ 박수정> 지금 영국 왕실과 앤드루 왕자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는 해요. 앤드루 왕자는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이랑 아는 사이긴 했지만 만났던 거는 그냥 실수였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언행일치가 안 되는 부분이 혐의를 부인한다고 하면서 이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주프레에게는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에 앤드루 왕자가 왕실 직함을 박탈당했어요. 왕실 공식 행사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거든요. 사실상 어느 정도 왕실에서는 이 혐의를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채선아> 그러면 아예 관련 없는 인물들이 언급됐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인물들은 누가 있나요?

◆ 박수정> 지금 가장 큰 논란이 되는 사람은 바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이 빌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개인 비행기를 자주 탄 사람이라고 이미 유명할 정도인데요. 요안나 쇼베리라는 피해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 거예요. '엡스타인이 나에게 빌 클린턴은 어린 소녀들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가 됩니다. 이에 클린턴은 대변인을 통해서 의견을 냈는데 '나는 엡스타인의 범죄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고 했어요. 그리고 '엡스타인이랑 연락 안 하고 지낸 지도 10년이 넘었다'고 했다고 합니다.


◆ 박수정> 게다가 또 다른 증인인 세라 랜섬의 증언에 따르면 엡스타인이 앞서 말한 앤드루 왕자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관계 동영상을 찍어서 협박용으로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유력 인물들의 치부를 이렇게 본인의 것으로 만들고 또 협박용으로 썼다는 그런 엡스타인의 범죄 혐의에 또 힘을 실어주는 증언이었다고 하고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는 공개된 문건에서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다는 정도로만 언급이 됐고 구체적인 범죄 행위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게 소아성애 문제, 이런 범죄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큰 문제지만 미국에서는 또 몇 배로 더 중범죄로 이제 여겨지는 범죄이기 때문에 큰 충격을 주고 있어요.

◆ 조석영> 이렇게 이름들이 공개되면서 엡스타인과 가까웠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죠.

◆ 박수정> 특히 법원에서 이 문서 공개하겠다고 공지를 했을 때 몇몇 사람들은 법원에 항의를 직접 하기도 했대요. 그도 그럴 것이 엡스타인이랑 한 번 엮이면 큰일나는 거예요.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EPL,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많이 보실 텐데 그 EPL의 로고에서 바클레이 회사의 로고를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이 바클레이가 축구 회사가 아니고 영국의 유명한 투자은행이거든요. 이 어마어마한 투자은행의 CEO였던 제임스 스테일리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인물도 엡스타인과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이 드러나서 해고됐어요. 그 정도로 한 번 엡스타인이랑 이름이 같이 거론되면 업계에서 퇴출당하는 분위기인 거죠.

◆ 조석영> 범죄 자체도 조직적 성범죄고 10대 여성들을 가지고 이렇게 한 거면 끔찍한 범죄잖아요. 금융계 거물들까지 연결돼 있고 정치인들 이름도 나오니까 뭔가 음모론이 생기기 좋은 조건인 것 같아요.

◆ 박수정> 엡스타인 음모론이라고 검색하면 끝도 없이 나옵니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들만 좀 소개를 해드리자면 자살로 처리된 엡스타인의 죽음을 둘러싼 것입니다. 엡스타인은 구치소에서 자살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했잖아요. 목을 매달아서 자살했다고 그 검시관이 발표했다고 하는데 부검을 해본 결과 척추골에 골절이 있었대요. 그런데 이게 목을 매단 자살에서는 나올 수 없는 골절이라고 보인다고 하고요. 그리고 사망 당일 하필 엡스타인의 방 앞에 원래 CCTV가 있었는데 당일에 기술적 오류가 생겨서 그 감옥에 CCTV가 지워졌다고 합니다.


◇ 채선아> 하필 자살하는 그날?

◆ 박수정> BBC에서도 이걸 좀 석연찮게 생각해서 보도했었고 또 하필 그날 엡스타인을 담당으로 감시하는 간수들이 있었어요. 24시간 감시하는 간수들인데 하필 그 시간에 규정을 위반하고 자리를 비웠대요.

◆ 조석영> 또 하필이네요.
 
◆ 박수정> 이어서 또 하필, 이 자살이 있기 전날 법원에서 성 접대 리스트가 최초로 공개됐다고 합니다.

◆ 조석영> 이 리스트에 뭔가 언급된 인물이나 관련된 사람들 가운데 엡스타인의 죽음을 필요로 한 사람이 있었겠지 않느냐는 의심이 고개를 들겠네요.

◆ 박수정> 죽음이 보도된 이후에 미국의 대중들 사이에서 이 죽음의 배후에 누가 있느냐, 이걸 가지고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클린턴이나 트럼프를 지목한 해시태그가 SNS에서 순위에 오르기도 하고, 트럼프는 직접 본인의 트위터에 클린턴을 지목하는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나는 아니다 이 뒤에 빌 클린턴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 채선아> 또 다른 음모론도 있나요?
 
◆ 박수정> 엡스타인의 첫 재판이 2008년이었거든요. 그런데 2008년에 처음으로 엡스타인이 36명의 미성년자를 성매매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을 때 판결이 나왔거든요. 그런데 사실 36명의 미성년자 성매매라는 건 너무 무시무시한 범죄잖아요. 그런데 터무니없는 판결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도널드 트럼프가 뒤를 봐준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있습니다. 이때 단 13개월의 징역형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그마저도 13개월인데 노동 석방이라는 그런 명분 아래 일주일에 6일은 밖에 나와 일을 할 수가 있었어요.

이렇게 호텔 같은 수감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권력이 있는 인물인지 드러낸 적이 있었는데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8년에 이 판결에 반감을 품었던 다른 검사가 이때 왜 이랬었냐 하면서 진상 규명을 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엡스타인을 봐줬던 마이애미의 검사 알렉산더 아코스타가 이후에 트럼프 행정부의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이 됐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이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장관직에서 사임을 했는데요. 그 외에도 사실 엡스타인 주변의 유력 인물 등과 관련된 음모론이 정말 많은데 이번 문건이 이렇게 공개가 되면서 도화선에 다시 한 번 또 불이 붙었습니다. 어디까지 파장이 커질지 지켜봐야죠.

◇ 채선아> 네, 오늘 여기까지. 박수정 PD, 조석영 PD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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