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습니다."
휴가 중인 현역 장병의 칼국수 값을 내고 조용히 자리를 떠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1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육군 제5군단 소속으로 철원 GOP에서 근무하는 현역 장병의 글이 올라왔다. 현역 장병 A씨는 지난 9일 휴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언주역 근처 한 칼국숫집에서 홀로 음식을 주문해 먹던 중 가게 아주머니로부터 "저기 저분이 계산하고 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A씨는 "주위를 둘러보니 제 앞 테이블에 있던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흰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분이 가게를 나서고 있었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며 "가게를 뛰쳐나가 직접 인사를 드리려던 때에 그분과 눈이 마주쳤고, 제게 눈웃음을 지어주시며 묵묵히 걸어가셨다. 당시에는 빨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목례로만 제 마음을 전달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요즘 국내외로 크고 작은 분쟁이 잦아지고 최근 연평도 사건으로 인해 긴장감은 더 고조돼 있다. 그 분위기는 현행 경계작전부대에 있는 저 역시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지만 오늘의 일로 인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남은 국방의 의무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평소 비슷한 선행 소식을 뉴스 등으로 접해왔다던 그는 "저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 군인을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며 "이 글이 전해지게 된다면 그때는 꼭 직접 인사를 드리고 싶다. 전역하는 그날까지 오늘을 꼭 기억하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평화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누리꾼은 "식사하다 말고 뛰쳐나가 목례로 감사인사를 한 것만으로도 이미 그분은 충분히 아셨을 것"이라며 "우리 아들도 육군이다. 저도 (음식값을 내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군인이 식사하는 모습을 (아직) 못 봤다. 식당갈 때마다 (현역 장병이 있는지) 살펴본다"는 댓글을 남겼다.
소식을 접한 다른 누리꾼들도 "청춘 다 바쳐 밤낮없이 대한민국을 지켜주는 군인들한텐 쓰는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국군장병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이런 소식 매우 좋다" 등 대부분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