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11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구단 클럽 하우스에서 박경훈 단장과 염기훈 감독의 기자회견을 진행헀다. 둘은 '명가 재건'을 외치며 새 시즌 K리그1 승격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박 단장은 "지난해 수원은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초유의 아픔을 겪었다. 그 와중에 단장으로 와서 걱정이 많지만,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해서 승격을 하고, 팬들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눈 명문 구단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염 감독은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감독이라는 자리에 예상보다 빨리 올랐다"면서 "기쁜 마음보다는 무거운 마음과 책임감이 컸다. 승격을 하는 데 축구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수 때와 달리 순한 모습 없이 강하게 임하려 한다. 평소보다 더 타이트하게 감독직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은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최하위(8승9무21패·승점 33)에 그쳐 다이렉트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K리그1 4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 수원은 창단 첫 강등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시즌 중 이병근 감독과 김병수 감독을 차례로 경질하는 강수를 뒀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플레잉 코치를 맡았던 염 감독은 김병수 감독이 물러난 뒤 대행직을 맡았으나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이는 전날 부임한 박 단장의 선택이었다. 박 단장은 "이미 염 감독의 선임을 두고 구단에서 대화가 오고 가던 상황이었고, 내가 온 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염 감독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현재 팀의 가장 큰 문제인 패배감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하고, 혼선 없이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염 감독에게 명확한 목표와 방법을 물었더니 확실하게 답을 했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 감독대행으로 7경기를 지휘한 것 외에 지도자 경력이 없는 '초보'다. 이에 3차례 승격을 이끈 남기일 감독이 차기 사령탑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수원의 선택은 염기훈이었고, 남기일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 허난FC로 향했다.
박 단장은 "'왜 염기훈이냐'라는 말도 많지만, 세계적인 감독이 와도 처음에는 걱정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그래서 염 감독에게 물었더니 명확한 목표와 방법을 갖고 알고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감독에게 모든 힘을 실어줘야 한다. 나도 염 감독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에 염 감독은 "누구보다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인데, 팬들과 다른 선택을 해서 죄송하다"면서 "경험이 없는 것은 사실이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보여드린 게 없어서 할 말은 없지만, 경험이 없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염 감독을 필두로 재창단의 각오로 승격에 도전한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과 규율이다. 선수들이 엄격한 규율 때문에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규율을 어기면 가차 없이 쓰지 않을 생각이다. 규율이 있어야 서로 믿음이 생긴다"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수원의 명가 재건과 승격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형이었지만 지금은 감독이 됐다. 정이 많지만 팀을 위한 결정을 할 것"이라며 "선수 생활을 오래 했지만 지도자 생활은 짧다.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을 걸었다. 책임질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