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사직을 종용한 일명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1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오 전 시장에 대해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오 전 시장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태수 전 부산시 정책특별보좌관과 신진구 전 부산시 대외협력보좌관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원심에 이미 반영됐으며, 원심이 정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오 전 시장 취임 초기인 2018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부산시설공단, 부산복지개발원,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부산경제진흥원, 부산테크노파크, 벡스코 등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6곳 임직원 9명으로부터 의사에 반하는 사직서를 제출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오 전 시장은 결정권자로서 기여했고 전반적으로 박 전 특보, 신 전 보좌관의 행동을 지휘해 행동에 대한 '기능적 지배'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서로 간에 의사소통이 있었고, 행위를 하는 데 역할 분담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부산경제진흥원, 부산테크노파크 등 2곳의 임직원에 대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오 전 시장은 부하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