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매체 dpa통신, 키커 등은 9일(한국 시각) 베켄바워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베켄바워의 가족은 dpa통신을 통해 "남편이자 아버지인 베켄바워가 어제 일요일(현지시간 7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베켄바워는 선수 시절 1974년 월드컵에서 서독의 주장으로 우승을 이끌었고, 1990년 독일 감독으로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런 그는 독일 국민들로부터 황제(Der Kaiser)라고 불리며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베켄바워는 독일 출신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우상이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그는 베켄바워의 별세 소식을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훈련 전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 "오늘이 나에게는 매우 슬픈 날이다"라고 슬픈 감정을 털어놨다. 이어 "베켄바워 감독님은 나에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이다"라면서 "축구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준, 나에게 매우 중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몇 십년 동안 펠레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였고, 독일 축구계에서는 리더였고 어른이었고 아버지같은 존재였다"면서 "현역 때는 선수로서 너무 좋은 활약을 하셨다. 감독으로서는 모든 선수들의 우상이었고, 모두를 존중할 줄 아는 분이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역사상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분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모든 선수들에겐 멘토 같은 선수였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슬픔을 잠시 뒤로하고 아시안컵 준비에 매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여러분들과 이 슬픔을 같이 극복하고자 한다"면서 "오늘도 우리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아시안컵이 결리는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한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이 포함된 최상의 전력으로 64년 만의 정상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