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정치 타파'를 기치로 내걸며 '제3지대'를 표방하는 인사들이 9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새로운 미래", "새로운 정치"를 외쳤다. 추후 총선에서 서로 연대하는 등 '슈퍼 빅텐트'를 꾸릴지 주목된다.
이날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는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양 대표와 금 대표는 일찌감치 민주당을 탈당해 각각 신당을 창당한 바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가칭) 창당을 준비하고 있고, 이낙연 전 대표는 아직 탈당하지 않았지만 오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축사에 나선 이낙연 전 대표는 양 대표를 실업, 신념, 도전의 3가지 키워드로 설명하며 추켜세웠다. 그는 "양 대표는 앞서간 사람이다. 앞서간 사람으로 앞으로의 정치도 선도할 역량이 있다"며 "특별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이 자리에 모여 있지만 그런 새 구도를 만드는 데 양 대표의 도전 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누군가는 국민들이 여의도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여의도 사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다"면서 "제가 단호하게 이야기하겠다. 대한민국 국민은 여의도 사투리를 대체할 또 다른 방언으로 그들만의 방언인 '서초동 사투리'를 용납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언급된 '서초동 사투리'는 대검찰청이 있는 서초동을 지칭한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검찰 출신인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비대위원장이 강원도 가서는 지역 연고를 말하고, 대구에 가서는 대구의 아들인 것처럼 말하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초반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미래와 비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져야 국민들께 좋은 대안 경쟁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현재 전국 행보 중인 한 비대위원장에게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지금 정치는 분노의 정치가 휩쓸고 있다. 서로 미워하고 편을 가르고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전 세계 정치의 현실"이라며 "분노의 정치를 넘어 존중의 정치가 필요하다. 진짜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정치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이낙연 전 대표, 이준석 전 대표가 다 온 것이 단순히 책 출간을 축하하러 온 것이 아니라 앞으로 돕고 때로는 경쟁하고 의견이 다를 때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 대표는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분열의 정치를 끝내는 선거이고, 경제에 국력을 집중시키는 선거"라며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이 꿈꾸는 나라도,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이 바라는 목표도,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이 이루려는 미래도, 누구도 함부로 흔들 수 없는 패권국가 대한민국"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행사가 끝난 뒤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이 '제3지대 신당 세력과 협력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방법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앞으로 차차 드러나겠지만 협력을 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준석 전 대표 또한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총리께서 하신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그것의 방법론에는 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