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9일 "기존 자구노력이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제시한 자구안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윤세영 회장 등 대주주가 보유한 두 회사 주식을 담보로 해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태영건설 측은 핵심 계열사인 에코비트 등 주요 계열사 매각 또는 담보 제공을 골자로한 기준 자구계획을 통해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를 워크아웃을 통해 빠른 시일 내로 태영건설을 정상화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창업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창업회장은 "모든 것을 걸고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며 "반드시 태영건설을 정상화해서 채권단 여러분들과 협력업체, 수분양자 등 모든 분들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가 경제에도 충격을 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채권단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도움을 요청드리고 태영건설 정상화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전액(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 4가지를 골자로한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태영그룹 측은 TY홀딩스와 SBS 주식 담보 제공 시점은 워크아웃 개시 직후라도 필요한 경우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태영그룹 최금락 부회장은 "(앞서 약속한) 4가지 자구안 철저하게 이행되면 (워크아웃 개시를 전제로) 워크아웃플랜이 확정될 4월 전까지 태영건설 유동성 부족은 해소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서 태영건설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TY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창업회장과 대주주의 각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대주주가 지분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두 회사 주식 담보제공은)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하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윤 회장 등 대주주가 가진 주식) 전체가 다 필요하다면 전체를 내놓을 각오도 되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주주 일가의 사재출연과 관련해 대주주가 태영건설에 자금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TY홀딩스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윤석민 회장의 몫을 빌린후 태영건설에 투입한 것과 관련해서 자금 회수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 최 부회장은 "자금을 출연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이런 내용을 문서로 남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추가 사재 출연 여부와 규모에 대해서는 "얼마가 될지 지금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BS 지분 매각을 고려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SBS는 언론기업이고 방송은 여러 규제를 받는 기업이어서 일반기업과 달리 직접 지분 매각 등에 법적 규제가 굉장히 많고 그래서 이것(SBS 지분 매각)은 사실 어렵다"며 "그렇지만 유권해석을 받아보니 담보 제공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해서 담보로 제공해서 지원한다는 부분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구안 중 하나인 에코비트 매각에 대해서는 "공동주주인 KKR과 워크아웃 프로세스 진행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합의했고 공동매각에 관한 계약도 맺었다"며 "에코비트 매각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수도 있고 매각 기대 금액은 담보가액인 1조5천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사업장과 관련해서는 대주단 결정을 전제로 하되 착공이 된 사업장은 계속 진행하고, 착공이 되지 않은 사업은 다른 회사에 양도하는 등 '엑시트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자구안과 추가 자구안에 대한 채권단과의 교감에 대해서 최 부회장은 "자구계획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충분하게 협의가 이뤄진 상태"라며 "앞으로도 필요한 내용들은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7개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한투, 메리츠) 회장, 산업은행 회장, 기업은행장과 함께 '신년 금융 현안 간담회'를 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채무자 측이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채무자의 직접 채무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히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를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이 원장은 "최근 모 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회사 건전성 등과 관련한 금융시장의 관심과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워크아웃 과정에서 수분양자나 협력업체가 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고 시장 안정성·건전성이 확고히 유지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