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구심력' vs 이준석의 '원심력'…여권 주도권 싸움 '시작'

"따로 평가 안 해"…서로에게 말 아끼면서도 '신경전'
한동훈, 취임 후 인사 영입, 지역 방문 등 '결속' 행보
이준석, '개혁신당' 세 과시하며 與 이탈 흐름 주시
"韓 중심으로 결집 중이지만…공천 정국서 李 영향력 만만찮을 것"

연합뉴스

국민의힘 새 대표로 세워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탈당 이후 대안세력임을 자처하고 나선 이준석 전 대표가 보수세력 내 주도권 싸움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우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구심력'을 키우고 있는 한 위원장과, 반대로 이탈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원심력'을 추동하고 있는 이 전 대표의 대립은 서서히 첨예해지다가 '공천 정국'에서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우선 표면적으로는 서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8일 가칭 '개혁신당' 정강·정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 위원장의 행보에 관한 질문에 "따로 평가하진 않겠다"라고 말을 아꼈고, 한 위원장 역시 최근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등 직접적인 발언을 삼갔다.
 
다만 간접적인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면충돌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한 위원장이 "정치는 게임과 다르다" "세대포위론은 '갈라치기'"라는 말로 이 전 대표를 겨냥하는가 하면, 이 전 대표 역시 "'검투사의 정치'는 보름달과 같다. 보름달은 (초승달과 달리) 항상 진다"며 한 장관의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 등 방침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한 위원장은 취임 이후 국민의힘 내부 결집은 물론 외부 영입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당내 구심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5선의 이상민 의원이 공식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기까지 공개 만남과 설득에 나서는가 하면, 당 외부에서 정치 신인을 발굴해 들여오는 당 인재영입위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또 연일 지역 신년인사회를 다니며 지역 당원들과 소통하고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선 당이 대전 7개 지역구에서 전부 졌다고는 하지만, 이 중 3곳에선 사실 접전이 벌어졌다. 이 의원의 영입은 이런 팽팽한 지역구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의 행보가 연일 화두에 오르면서 당 분위기는 고조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외부에서 세력을 키워가며 '원심력'의 상징으로 서 있다. 이 전 대표에 따르면 '개혁신당' 온라인 가입자는 지난 7일 4만 명을 돌파했는데, 그 전날인 6일 대구 당원 모집 현장에서 그는 "(공천에) 무리수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움직이겠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신당의 세력화를 과시하면서, 출범이 임박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활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당 내 이탈이 이뤄질 것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제3지대에서 민주당 출신인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등과 가장 활발하게 교류하며 '빅텐트'의 중심에 서 있는 인사 또한 이 전 대표다.
 
다만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대에는 부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각 세력이 힘을 합하되 비례대표 추천 몫을 따로 갖는 '느슨한 연대'를 언급했지만,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데다 신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만큼, 의견을 모으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 위원장의 '컨벤션 효과' 등에 힘입어 당내는 상당 부분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도 "대거 '물갈이'가 예상되는 이번 공천 정국에서 분위기가 많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이때 이 전 대표의 당 밖 영향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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