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낙선했던 야당 전직 단체장들 설욕 나서나

황진환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 22대 총선, 충청권 최대 관전 포인트 부상
② 대전, 뒤바뀐 '싹쓸이 구도'…이번에는? 이번에도?
③ 더딘 행정수도, 내년 총선판 흔드나
④ 보수·진보 혼재한 충남, 이번 총선은?
⑤ 윤심(尹心) 등에 업은 중앙정부 출신 충청 출마 성적표 관심
⑥ 지방선거 낙선했던 야당 전직 단체장들 설욕 나서나
(끝)

지난 21대 총선에서 7대 0 구도로 대전에 '파란 물결'을 일으켰던 더불어민주당. 하지만 2022년 대통령 선거에 이어 바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파란 물결은 빨간 물결로 바뀌었다.

대전 시장을 비롯해 5개 구청 중 4개 구가 국민의힘 소속의 기초단체장으로 바뀌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기초단체장 출신들은 원외 단체인 '풀뿌리 정치연대, 혁신과 도전' 창립을 발표하며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등 대거 출마 채비에 나섰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생활 정치를 해온 단체장들의 경우 인지도와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세워 정책 중심의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대두된다.

우선, 민선 7기 대전시정을 이끌었던 허태정 전 대전시장은 유성을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박용갑 전 중구청장, 황인호 전 동구청장, 장종태 전 서구청장,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민선 7기 단체장들도 지난 선거 패배에 대한 설욕을 준비하고 있다.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소속의 정용래 유성구청장을 제외하면, 직전 시장·구청장이 모두 총선에 뛰어든 것이다.

과거 기초단체장을 역임한 인사들의 총선 도전도 가속화하고 있다. 동구에선 국민의힘 소속 한현택 전 동구청장이 예비후보로 나섰고,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도 도전장을 냈다.

이들의 출마 선언으로 총선 예선전인 당내 공천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우선 박용갑 전 중구청장과 황인호 전 동구청장,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은 민주당 현역 의원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며 '집안 싸움'이 예상된다.

박용갑 전 청장은 황운하 의원(대전 중구), 황인호 전 청장은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 박정현 전 청장은 박영순 의원(대덕구) 등 현역 의원과 공천 경쟁을 치러야 한다.

허태정 전 시장의 경우 5선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이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한만큼 본선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허 전 시장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최근 우리 지역 정치인의 탈당으로 당원들은 강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개인의 욕망으로 구민의 뜻을 저버린 정치인의 행태에 유성구 을 구민과 당원들은 따끔한 회초리를 들 것"이라며 이 의원을 저격하기도 했다.

박병석 의원(서구갑)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서구갑에는 장종태 전 서구청장이 뛰고 있다. 그러나 현역이 사라진 서구갑에 10여 명의 후보군이 난립하는 만큼 당내 경쟁부터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충남에서는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가 천안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17대 총선 이후 천안에서 내리 4선을 지낸 양 전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고배를 마신 뒤 이번 총선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천안을 지역구 역시 후보군이 난립하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에서 출마 예상자가 몰리면서 치열한 당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김종민 의원 지역구인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활동 중이다.

일각에서는 전직 단체장의 총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들의 경험은 당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낙선 후 출마에 나설 경우 정치 신인들의 정계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지방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을 위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배재대 최호택 교수는 "자치단체장들이 (지방) 선거에 떨어지면 국회의원 도전을 하곤 하는데,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서 출마를 하는 것 같다"면서도 "새롭게 정치권에 도전하고자 하는 정치 신인들의 진입로가 막히는 현상이 발생 하기 때문에 건전한 정치 문화를 위해서는 자제하는 모습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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