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비례 따로' 구상에 이낙연 측 불쾌…낙준연대 삐걱

이준석 "비례는 각자, 지역구만 합당도 가능"
이낙연 측 "그런 계산하면 연대는 쉽지 않아"
한동안 기싸움…다만 빅텐트 가능성은 여전
오는 9일 낙·준·금태섭·양향자 모두 한자리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칭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가 인터뷰 중 언급한 '느슨한 연대' 구상을 놓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거대양당 전직 대표 간 연대론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이준석의 '느슨한 연대론'


이준석 전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와의 구체적인 협력 방식을 거론한 건 지난 5일 CBS '지지율대책회의' 인터뷰에서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며 비례대표 공천은 각자 별도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같이 모여서 한 당을 만든다면 각자의 비례대표 명부가 혼입되게 돼 양 세력 간 다툼이 생기곤 한다"며 "비례는 그렇게 하고 지역구 같은 경우는 정당을 합쳐 출마한다든지 기호 하나로 출마한다든지 이런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다만 "국민들한테 명쾌하게 '3번 전략'을 얘기하려고 하면 다 같이 3번으로 모여서 얘기하자(고 할 수도 있다)"며 단일 정당에 헤쳐 모이는 방안도 선택지로 열어놨다.


이낙연 측 "이준석, 그런 지도자라면 연대는…"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가 당장 명확한 답을 내놓진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틀 뒤인 7일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뒤 취재진에 "그런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신당 쪽에서는 구체적으로 선거에 어떤 식으로 연대할지에 대해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혹시 '낙석연대'라고 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그 조어(낙석연대)에 대해서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받아들이기 싫다"면서 덧붙인 말이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 측근 그룹에서는 불쾌하다는 투의 반응이 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이준석 전 대표가 그런 언급을 한 건 결국 총선이 끝나면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아닌가. 그렇게 정치적인 계산을 하면 이준석 전 대표와 (연대를) 하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얘기 들어보니 이준석 전 대표는 우리 한국 사회의 분열과 혐오, 증오를 중심으로 정치해 왔던 지도자인데 그걸 좀 극복해서 통합이나 미래에 대한 투자를 같이할 젊은 지도자로 거듭나길 바란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런 신뢰가 있어야 같이 하는 것"이라며 "이건 유리하니까 하고 저건 불리하니까 안 하고 그런 젊은 정치 지도자라면 더더욱 연대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빅텐트 키맨 4인 모두 한자리에


CBS 지지율 대책회의 유튜브 영상 캡처

물론 양측에서 한동안 이렇게 기싸움을 벌이겠지만, 이들을 중심으로 한 일명 '빅텐트' 논의가 제3세력에 펼쳐질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총선이 가까워 올수록 '샤이 진보', '샤이 보수'가 양당으로 결집하거나 소수정당에 비교적 유리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폐지돼 예전 병립형 체제로 회귀할 경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논리가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마침 두 사람은 오는 9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주최자인 양향자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까지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빅텐트' 추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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