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범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강해 보이려고"(종합)

양주 다방 업주 숨진 채 발견된 지 14시간 만에 강릉서 검거
유족 "사람은 죽었는데 어떻게 하냐, 너무 억울해서" 분통
피해자들 성범죄 흔적 발견되지 않아…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일산 다방 살인사건 피의자 수배.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야간에 홀로 다방을 영업하던 60대 여성 업주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이모(57)씨가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강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지난 5일 오후 10시44분쯤 강원도 강릉의 한 재래시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양주시의 한 다방에서 사장인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지 14시간 만이다.

다음 날 오전 2시쯤 일산서부경찰서로 이송된 이씨는 형사들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모습들 드러냈다.

이씨에게서는 술 냄새가 났고, 고양 다방 피해자의 유족들은 욕설과 고성을 쏟아냈다. 한 피해자 유족은 "사람은 죽었는데 어떻게 하냐"며 "너무 억울해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본인이 살해하신 거 맞으세요, 왜 살해하셨어요'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성범죄 의도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교도소 생활을 오래 하며 스스로 약하다고 느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강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강릉까지 간 이유에 대해 "멀리 도망가고 싶었는데 강원도가 멀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5일 경기도 양주시의 한 다방에서 60대 여성 점주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들 성범죄 흔적 발견되지 않아…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양주에서 범행 이후 택시를 타고 서울 일대를 도망 다닌 이씨는 고속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도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를 공개 수배로 전환해 추적해 왔다. 이씨는 현금만 이용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지하 다방에서 60대 여성 점주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5일 오전 8시 30분쯤 양주시 광적면의 한 다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60대 여성 B씨도 살해한 혐의다.

지난 2022년 절도 혐의로 수감된 이씨는 지난해 11월 출소한 뒤 약 두 달만에 범행을 저질렀다. 주거지도 직업도 없는 이씨는 전과 5범 이상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양과 양주 살인사건 피해자들에게서 성범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부검 결과를 토대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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