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 베그너(51) 독일 베를린 시장이 자신이 추천하고 임명한 베를린 교육장관과 연인 관계라는 사실을 공개하자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베그너 시장의 변호인은 "베그너 시장이 카타리나 귄터-뷘쉬 베를린 교육장관과 지난해 가을부터 만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업무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관계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산 문제 등 행정적으로 이해관계에 있는 시장과 교육장관이 연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베그너 시장 소속 정당인 기독민주당(CDU)의 청년조직 융엔 우니온(JU)의 하랄트 부르카르트 대표는 독일 언론에 "사기업이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며 "유감스럽게도 기민당 내에서 종속관계는 드물지 않다. 각 지역 지부의 경우도 그렇다"고 비판했다.
안토닌 브루섹 베를린시의원(무소속)은 시 내각에 "현직 베를린시장이 직업적으로 종속된 지위의 또 다른 내각 구성원과 성적 관계를 맺고 있는가" 등을 묻는 질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베를린시장은 시 기본법에 따라 장관들을 임명하고 해임한다. 행정부나 기업과 달리 베를린시에는 이런 특수 관계를 금지하는 감사규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시 부처별로 예산 삭감을 둘러싼 협상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논란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베그너 시장은 이미 내무부와 교육부는 예산삭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 소속인 티나 야라쉬 베를린시의회 녹색당 원내대표는 "내각에서 협력에 있어 이해관계 충돌이 있다"며 "예산이나 베를린시장의 결정 권한과 관련한 충돌"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 누구에게도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베그너 시장의 시정운영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고, 뷘쉬 교육장관 역시 전직 교장 출신이어서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변호인은 "관계가 법적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과 별도로, 두 사람이 직무수행과 관련해 공사를 엄격하게 구분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