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를 떠나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한 고우석(25)이 새로운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유니폼을 입고 펫코파크에 섰다.
샌디에이고는 5일 구단 SNS 계정을 통해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의 홈 구장 펫코파크에서 유니폼을 착용한 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영상을 게재했다.
홈 유니폼 상의를 착용한 고우석은 "헬로 파드리스, 마이 네임 이즈 고. 나이스 투 미트 유"라는 간단한 영어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만나서 너무 반갑고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몸을 잘 만들어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시한 직전이었던 지난 4일 샌디에이고와 2년 총액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2년 계약은 보장이다. 성적에 따른 옵션 계약이 발동될 경우 계약 기간은 3년으로 늘어나고 옵션 보너스를 포함한 계약 총액은 최대 940만 달러로 인상된다.
공개 입찰 방식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KBO 리그 출신 불펜투수는 고우석이 처음이다. 이상훈, 오승환, 임창용, 구대성 등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불펜투수 대다수는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미국에 진출한 사례다.
지난 해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 달성에 기여한 고우석은 KBO 리그에서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에서 마무리 보직을 맡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정상급 마무리 투수 조시 헤이더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을 대비해 불펜을 보강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인 왼손투수 마쓰이 유키를 영입한 데 이어 고우석까지 품에 안았다.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에서 10시즌 동안 출전해 통산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했다. 총 659⅔이닝을 소화하며 860개의 삼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탈삼진 능력도 우수하다.
마쓰이는 샌디에이고와 5년 총액 2800만 달러에 합의했는데 여기에는 마무리 투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을수록 다음 시즌 연봉이 상승하는 이색 옵션이 포함됐다. 예를 들어 마무리로 등판하는 횟수가 한 시즌 55경기를 넘을 경우 다음 시즌 연봉이 50만 달러가 늘어나는 식이다.
미국 야구 통계 전문 매체 팬그래프닷컴은 고우석을 차기 시즌 샌디에이고의 풀타임 마무리로 전망하지 않았다. 야구 예측 시스템 ZIPS를 통해 그가 2024시즌 62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필승조 안에는 확실히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 내용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고우석과 마쓰이 그리고 오른손 투수 로베르토 수아레스가 나란히 차기 시즌 샌디에이고의 필승조를 맡아 마무리 경쟁을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