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범행 동기와 함께 공범 여부를 수사하는 한편 피의자의 신상 공개 여부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를 공격한 남성은 범행 하루 전 이미 가덕도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돼 계획범행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5일 부산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살인미수 피의자 김모(66·남)씨는 범행 전날 늦은 오후 부산 가덕도에 도착해 인근 숙소에서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충남에서 출발해 부산역에 도착한 김씨는 김해 봉하마을과 양산을 거쳐 울산역으로 이동한 뒤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왔다. 이후 곧바로 가덕도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구체적인 이동 수단이나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같은 이동 경로는 김씨가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이재명 대표의 공개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는 일부 주장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양산에서는 다음 날 이 대표의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이 예정된 평산마을에 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김씨의 정확한 동선과 함께 유독 부산과 양산 등 부산 근교에서 진행한 이 대표의 일정을 노린 이유 등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기차표와 CCTV 등을 통해 피의자의 이동경로를 확인했고, 그 결과 하루 전 가덕도에 도착해 숙소에서 일박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구체적인 동선은 수사 사항인 만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향후 수사 과정에서 김씨의 범행 동기는 물론 공범이나 조력자가 있는지 등도 면밀히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전날부터 수사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의 심리 등을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정신병력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속된 김씨는 경찰 조사에 비교적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때 선임된 국선변호사를 제외하면 별도의 변호인은 선임하지 않고 있다. 또 자신이 앞서 '변명문'이라고 표현한 글과 대체로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사본부는 이번 사건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김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적용한 혐의 자체는 신상공개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개 여부는 검토할 수 있다"며 "공개는 신상공개위원회가 결정하는 만큼, 송치 전 위원회 소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