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혼재한 충남, 이번 총선은?…존재감 키우는 김태흠

진보 강세 천안·아산,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 치열
공주·부여·청양, 정진석vs박수현 관심…국민의힘 험지 출마 요구 변수
홍성·예산, 국민의힘 내 경쟁 치열
김태흠 지사, 당내 현안 두고 연일 소신발언


▶ 글 싣는 순서
① 22대 총선, 충청권 최대 관전 포인트 부상
② 대전, 뒤바뀐 '싹쓸이 구도'…이번에는? 이번에도?
③ 더딘 행정수도, 내년 총선판 흔드나
④ 보수·진보 혼재한 충남, 이번 총선은?
(계속)


충남은 농촌지역의 보수성향과 도심지역의 진보성향이 혼재된 양상을 띠는 곳이다.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인접해 있어 전국 이슈에 민감하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여당이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지방선거 당시 일부 농촌지역에서 자유한국당이 승리를 지켜낼 만큼 잠재된 보수성향이 존재하는 곳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충남의 표심은 절묘한 균형을 택했다. 7석 모두를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한 대전과 달리 충남은 지역구 11곳 가운데 6석을 민주당이, 5석을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차지했다.
 
충남 인구 절반가량이 거주하는 천안·아산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4석을 차지했다. 현재는 천안을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보좌관 성추행 혐의가 불거진 뒤 민주당에서 나오면서 민주당 3석, 무소속 1석, 국민의힘 1석으로 나뉜 상태다.
 
천안을은 현재 후보군이 난립하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에서 출마 예상자가 몰리면서 치열한 당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와 이규희 전 국회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지방의원들도 연이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국민의힘도 복잡하긴 마찬가지. 검사 출신인 이정만 당협위원장의 독주가 예상됐으나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위원장을 지지하는 시·도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낙하산 공천 등 어떠한 불공정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박완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신설된 천안병은 그동안 선거에서 진보성향의 표심이 강했던 만큼 민주당 내에서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현역인 이정문 의원을 필두로 전직 시·도의원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과 신진영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본선행 티켓을 놓고 예선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당시 천안·아산지역에서 유일하게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 아산갑은 현역 이명수 의원이 5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장관 등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민주당에서는 복기왕 충남도당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복기왕 위원장은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37.35%의 득표율로 당시 자민련 이명수 후보(34.25%)를 누르고 당선됐지만, 21대 총선에선 패배했다.
 
이번에 이 의원이 본선에 진출하면 리턴매치가 성사되는 만큼 벌써 신경전이 치열하다.
 
아산을은 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진보표심이 강한 탓인지 국민의힘에서는 뚜렷한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만권 아산을 당협위원장이 있지만 아산시장 재선거가 확정되면 시장 선거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아산지역의 총선 최대 변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박경귀 아산시장의 최종 판결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故김종필 총리와 故이완구 총리 등 충청을 대표하는 거물급 정치인을 배출한 공주·부여·청양은 현역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 간의 3번째 맞대결이 관심이다.
 
지난 20대와 21대 총선에서 모두 정 의원이 승리했다. 박 전 의원은 공주에서 앞섰지만, 부여·청양에서 지면서 각각 3.17%p, 2.02%p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5선인 정 의원이 6선에 오를 경우 국회의장 도전이 유력한 상황으로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여론도 나온다. 다만 당내에서 나오는 험지 출마에 대한 요구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홍성·예산은 국민의힘 내에서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4선인 홍문표 의원을 필두로 강승규 전 윤석열 대통령실 초대 시민사회수석 등이 경쟁에 나섰다.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홍 의원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초대 시민사회수석으로 임명된 강 전 수석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논산·계룡·금산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상대로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며 당내 공천 경쟁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장수 전 윤석열 국민캠프 정책총괄팀장과 7선에 도전하는 이인제 전 의원, 박성규·박찬주 전 육군 대장 등이 도전에 나섰다.
 
서산·태안에서는 재선의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을 상대로 조한기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5번째 도전에 나섰고 보령·서천에서는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수성에 나선 가운데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나소열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태흠 충남지사. 충남도 제공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태흠 충남지사가 총선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는 물론 중앙정치에 잔뼈가 굵은 김 지사가 법 테두리 안에서 일정 부분 실력 행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을 포함해서다.
 
중앙당의 몫이자 공천관리위원회가 결정할 당내 공천과 이후 총선 결과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정책 추진과 이후 재선 도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내 현안을 두고 연일 소신 발언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 지사는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당의 중진들이나 '윤핵관'이라 일컬어지는 분들이 험지로 나가든 불출마하든 용퇴하든 희생과 헌신의 필요성이 있다고 한 (인 위원장) 말씀은 당연하다"고 했고 당시 울산 남구을 출마설이 나온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를 향해서는 "사실이라면 무책임하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는 김기현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양치기 소년과 벌거숭이 임금님의 리더십으로는 당의 미래를 이끌 수 없다"고 적었다.
 
얼마전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이름이 나오자 "보수 울타리를 넘어 중도도 포용할 수 있는 정치의 새판짜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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