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원팀행보' 들어간 민주당…정치일정 최소 2주 '멈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 후 수술을 받고 회복실에 입원해있는 가운데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태 이후 민주당의 구심력이 강해지는 모양새다. 피의자의 당적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당내 정치적 언행을 자제시키며 대여 공세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다만, 이 대표 회복 기간 동안은 당의 주요 정치 일정은 모두 일시 정지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대표 피습 다음 날인 3일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의원들이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삼가는 가운데 절제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유튜브나 종편 등에서 (이 대표 피습이) 정치적 '자작극'이라느니 등의 매우 부적절한 언급이 있다"며 "허위사실유포죄에 해당하고 가짜뉴스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명백하게 2차 테러로 당 차원의 대책기구를 통해 법적, 정치적 대응을 하겠다"라고 경고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여야 공방이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피의자가 과거 국민의힘 당적을 가졌다가 지난해 민주당 당원으로 넘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의도와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SNS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이 '이 대표의 자작극이다', '윤석열 정부의 사주다' 등 내용의 온갖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 후 수술을 받고 회복실에 입원해있는 가운데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 비상의원총회에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은 일단 정치적 언동을 자제한 채 내부 결속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당에선 이 대표의 안위가 당의 지상 과제가 된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이 '박근혜 커터칼' 사건처럼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회복하는 최소 2~3주 기간 동안 신당 창당·탈당의 명분은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번주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힐 계획이었다가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이 대표를 비판하며 신당 창당 명분을 쌓아왔는데,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해 병상에 누워있는 상황에서 창당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내 비이재명계(혁신계) 모임 '원칙과상식'도 당초 이번주 탈당 여부 등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가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민주당은 동시에 총선 시계가 움직이고 있는 만큼 대여 공세 고삐는 놓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당은 이 대표의 공백과 무관하게 오는 9일 본회의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통과시킬 각오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김건희·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에 대한 법적 대응도 준비한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 남발과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고려해 준비 중이고 검토를 위해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 최고 결정권자인 이 대표가 병상에 누워있는 만큼, 당무에 일정 부분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공관위원 인선 등은 마무리 짓지 못했다. 총선기획단 회의 일정도 순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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