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2024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일반 분야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그간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는 자주 있었지만, 비록 한시적이더라도 일반 분야 R&D 투자 세액공제가 확대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R&D 투자 세액공제율은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이 일반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대기업 '당기 투자분(당기분)' 기준으로 국가전략기술 R&D는 최대 40%, 신성장·원천기술은 최대 30%인 반면 일반은 최대 2%에 그친다.
그런데 일반 분야 R&D 투자 경우는 세액공제를 당기분에 대해서가 직전 과세 연도 투자액을 초과한 '증가분'에 대해서 받을 수도 있다.
증가분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25%, 중견기업 40%, 중소기업 50%로, 각 업체는 당기분과 증가분 중 유리한 쪽을 택하면 된다.
정부가 이번에 일반 분야 R&D 투자 세액공제를 올해에 한해 확대하기로 한 부분은 바로 증가분에 대해서로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공제율을 일괄적으로 10%p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증가분 공제율 확대가 없다면 A 사는 당기분 공제를 선택해 108억 원의 세금을 공제받지만, 증가분 공제율 확대 덕에 증가분 공제를 통해 140억 원을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R&D 투자 세액공제 한시 확대는 '경기 반등을 위해 기업들의 투자를 조기에 반등시킬 필요가 있다'는 정부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 김병환 제1차관은 "민간 R&D 규모가 정부 R&D의 세 배 수준에 달하는 만큼 우리 경제 회복에 아주 중요한 올해에 집중적인 민간 투자를 이끌어 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들의 당기분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상향에 더해 증가분 추가 공제율까지 크게 높인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 기간도 올해 연말까지 1년 더 연장된다.
민간 건설 투자 촉진 위해 6년 만에 개발부담금 면제 시행
정부는 또, 올해 심각한 지방 건설경기 위축이 우려됨에 따라 민간 건설 투자 촉진을 위해 역시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비수도권 개발부담금은 전액, 학교용지부담금은 50% 감면하기로 했다.
개발부담금 면제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행된 지 6년 만이며, 학교용지부담금 감면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 공동주택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시행' 시점도 애초 올해에서 내년으로 1년 유예된다.
이들 조치는 정부가 경제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활동 부담 완화를 위해 8년 만에 재도입하기로 한 '한시적 규제유예'의 일환들이다.
한시적 규제유예는 기존정책 근간을 유지하되 상황 변화 등을 고려해 일정 기간 규제를 중단・완화하는 제도다.
2009년과 2016년 등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기 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한시적 규제유예가 추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