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우완 고우석(25·LG 트윈스)이 김하성(28)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지 매체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3일(한국 시각) "한국 우완 투수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이 임박했다"고 SNS를 통해 알렸다. 이어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무리로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MLB 사무국은 지난해 11월 14일 당시 키움 소속이던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고우석에 대한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이에 고우석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고, 소속팀 LG가 이를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본격적인 빅 리그 도전이 시작됐다.
포스팅은 지난해 12월 5일부터 시작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MLB 사무국으로부터 이정후와 고우석에 대한 포스팅 의사를 MLB 30개 구단에 4일(미국 동부 시간 기준) 공시했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계약과 관련한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다. 세인트루스 카디널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 일부 빅 리그 구단이 고우석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고우석의 포스팅 마감 기한은 미국 동부 시각을 기준으로 1월 3일 오후 5시, 한국 시각으로는 1월 4일 오전 7시다. 24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고우석의 계약 임박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행선지 역시 다소 의외다. 지금껏 고우석과 크게 연결되지 않았던 샌디에이고이기 때문이다.
최근 샌디에이고는 구단 운영에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 빠져 있다. 지난해 구단 전담 중계 방송사의 파산으로 재정에 큰 타격을 입었고, 포스트 시즌 진출까지 실패하면서 금전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샌디에이고는 불펜 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23시즌 마무리를 맡았던 조시 헤이더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면서 불펜 전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 소속으로 역대 최연소 200세이브를 세운 마쓰이 유키와 지난해 말 계약 기간 5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에 성공했다. 여기에 한국 최고 클로저 고우석까지 영입해 불펜을 확실하게 보강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은 2023시즌 44경기에 나서 3승 8패 15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68을 작성했다. 2022시즌 61경기에서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의 성적을 내고 KBO 리그 세이브왕을 거머쥐었던 것에 비하면 좋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입은 부상 여파 등 컨디션 난조 속에도 고우석의 빠르고 묵직한 구위는 살아 있었다. 또 그동안 고우석이 KBO 리그에서 보여온 모습에 희망을 걸었을 수도 있다.
다만 샌디에이고와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포스팅 금액에 따라 원소속팀 LG 구단의 결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LG 구단은 고우석이 빅 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당시, 이를 돕기 위해 빠르게 포스팅 절차를 밟았다. 다만 조건도 걸었다.
MLB 구단이 제시하는 포스팅 금액이 너무 적다면 이적을 허용치 않겠다는 것이다. 포스팅 시스템은 원 소속 구단의 허락을 받아야 이적할 수 있다. MLB 구단은 선수 계약 금액에 따라 일정액을 원 소속 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계약금이 2500만 달러 이하일 때, MLB 구단은 원소속 팀에 계약금의 20%를 지불해야 한다. 5000만 달러 이하일 경우엔 500만 달러에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더해 원 소속 구단에 낸다. 이 때문에 고우석의 샌디에이고행엔 계약 총액과 LG 구단의 의사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