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괴한 피습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재판도 줄줄이 차질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세 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오는 8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사건' 첫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18년 12월 경기도지사로 재직 중이던 이 대표가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출신인 김진성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위증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당장 다음 주 첫 공판이 예정됐지만 이 대표가 전날 괴한으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하면서 재판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는 부산을 찾아 일정을 소화하던 중 지지자로 위장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공격당해 부산대병원을 거쳐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목 부위 경정맥을 흉기에 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이 아직 재판부에 따로 의견서를 낸 상황은 아니지만, 수술과 회복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당장 다음 주 재판 출석은 어려워 보인다.
위증교사 의혹은 이 대표의 다른 의혹과 달리 사건의 구조와 쟁점 자체가 복잡하지 않은 편이어서 올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전에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위증교사 혐의 재판 다음 날인 9일에 예정된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성남FC 의혹 사건'의 공판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장동 의혹 공판은 재판부가 한 주에 두 차례 공판을 여는 등 속도를 내며 진행하던 상황이다.
끝으로 가장 먼저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었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재판 역시 이달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공판이 예정됐지만, 이번 피습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연루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도 '정중동'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른바 대장동 '428억원 약정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수원지검도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이 대표 소환 조사 등이 정해진 게 없어 재판 일정처럼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특별수사팀 구성에 나섰다. 대검찰청은 전날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정당 대표에 대한 테러 범죄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부산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도록 지시했다"라며 "경찰과 협력해 신속·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부산지검은 공공수사 전담부서와 강력 전담부서 4개 검사실로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했다. 팀장은 박성진 1차장검사, 주임검사는 김형원 공공수사부장이 맡았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 초기 단계부터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정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 점 의혹 없이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수술받은 직후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흉기에 찔린 부위가) 경동맥이 아니라 경정맥이라 천만다행"이라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매우 긴박하고 엄중한 상황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