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괴한으로부터 피습 당한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역을 도는 신년 인사회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그런데 대구·경북(TK) 지역 행사에서 송언석(재선·경북 김천) 의원은 이 대표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여야 간 정쟁이 격화된 시점이라고 하나 상대 당의 대표가 불행한 일을 당한 와중 거친 발언은 도의적인 논란이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한 뒤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이동하는 도중에 이 대표 피습 소식이 전해졌다. 한 비대위원장은 신년 인사회 행사 시작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겼다. 이 대표님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행사는 일부 취소됐다. 그러나 대구로 향해 국립신암선열공원를 방문해 참배했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신년 인사회' 참석 일정도 진행됐다. 한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중앙당 지도부의 참석 소식에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환호했다. 경찰은 한 비대위원장의 신변 보호를 위해 240여명을 투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발언은 경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언석 의원의 신년사에서 나왔다. 송 의원은 "도당에서부터 앞장서서 실천해 나가고자 하는 정치혁신에 대해서 설명드리고자 한다"며 "먼저 정치혁신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것은 깨끗한 정치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정치는 부정부패가 중대 범죄급으로 발생하고, 심지어 원내 제1당인 거대 야당의 대표자가 그 축의 정점에 있는 형국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단체장 시절 권리를 남용하여 대장동, 백현동 개발업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고 그 대가로 사리사욕을 챙겼다는 범죄 의혹을 야당 대표가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다른 민주당의 전직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로 돈으로 국회의원과 대의원을 매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는 이 대표가 피습 후 서울로 이송돼 막 수술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통상 상대당의 불행한 일 앞에서는 정쟁을 멈추고 비난을 자제해 왔다. 도의적인 차원도 있지만, 양당의 지지자들을 모두 자극해 또 다른 불상사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 이유도 있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원들에게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을 알리자 현장에서는 "쇼입니다" 등 발언과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한 비대위원장은 "제가 피습을 당했을 때처럼 생각해 주시는 것, 그것이 우리 국민의힘이라는 수준 높은 정당, 수준 높은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다시 한 번 이재명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언급하며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 이후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과 한동훈 위원장은 오늘 상황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일부 참석자들의 과격한 발언을 당과 한 위원장을 연관시켜 왜곡되게 해석할 경우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