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으로 돌아본 '정치권 테러' 수난사

박근혜 '커터칼' 자상 뒤 "대전은요?" 판세 뒤집어
노무현‧이명박 대선 후보 당시 '달걀 세례'
크게는 YS 질산 테러, DJ 납치 사건
작게는 송영길‧김성태 가격당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왼쪽 목 부위 피습을 당해 바닥에 누워 병원 호송을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방문 도중 흉기 피습 사건을 겪으면서 대권주자 등 여야 유력 정치인에 대한 테러 사례들이 재조명된다.
 
가장 유사한 사례로는 지난 2006년 5월 20일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커터칼 피습' 사건이다.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아 단상에 오르던 중 지모(50) 씨가 휘두른 문구용 칼에 의해 오른쪽 뺨 부분에 11cm 길이의 자상을 입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당시 커터칼 피습을 당해 대피하는 모습.

박 전 대통령은 입원 도중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퇴원한 뒤 곧바로 대전에서 선거 지원에 나서면서 한나라당에 열세이던 판세가 뒤집힌 바 있다.
 
이 대표에게 가해진 흉기는 날 길이만 13cm로 피의자는 인터넷으로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경찰 조사를 통해 전해졌다.
 
흉기나 둔기처럼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테러' 수준의 습격이 아니더라도 대선 후보나 유력 정치인이 계란 투척이나 물세례를 맞는 일은 종종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연설도중 날아온 계란을 맞았을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02년 11월 '우리쌀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에서 연설하던 도중 날아온 달걀에 아래턱을 맞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2007년 12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거리 유세를 하다 승려 복장을 한 중년 남성이 "BBK 사건의 전모를 밝히라"고 외치며 던진 계란에 맞았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 도중 피습을 당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교적 최근 사례로는 2022년 3·9 대선을 앞두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시 이재명 후보를 위한 서울 신촌 지원 유세 중에 유튜버인 표모 씨가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한 일도 있었다. 이에 앞서 2018년 5월 5일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 관철을 주장하며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 30대 남성 김모씨로부터 주먹으로 턱을 가격당했다.

민주화 이전 군부정권 시절에는 더 험악한 사건도 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민당 원내총무로서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주도하던 1969년 6월 20일 상도동 자택 인근에서 질산(초산) 테러를 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신 반대 운동을 벌이던 1973년 8월 8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됐다. 김 전 대통령은 동해상으로 끌려가 살해당할 뻔하다 5일 만에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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