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 주요 일출 명소에 10만 명의 구름 인파가 몰렸다. 어둠 사이로 힘차게 떠오른 해를 보며 시민들은 새로운 한 해의 안녕을 기원했다.
새해 첫날인 1일 새벽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이른 새벽부터 무거운 눈꺼풀을 이겨내며 해운대 바다를 찾은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고 모자와 목도리로 몸을 둘둘 감싼 채 곳곳에 자리 잡았다.
매서운 바닷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지만,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서서히 붉은 기운을 품는 하늘을 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을 기념하려는 시민들로 대형 청룡 조형물 앞에는 일찍부터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수평선 너머 어둠이 걷히고 낮게 깔린 구름 뒤로 빛줄기가 번지자 여기저기서 해가 뜬다는 기대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7시 50분쯤 갑진년 첫해가 어둠을 걷어내고 선명히 드러나자 백사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높이 들고 갓 떠오른 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두 손을 모으며 소원을 비는 등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회상하며 새해에는 행복만 가득하길 바란다고 소망을 빌거나 서로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해운대구에 사는 오정숙(70·여)씨는 "손주들이 이번 대입에서 다들 좋은 결과를 거둬서 해를 보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더 자녀들과 손주들한테 좋은 일이 가득하고 무엇보다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정지민(25·여)씨는 "지난해에도 좋은 인연이 가득했는데 올해도 그랬으면 좋겠다"면서 "올해 3월쯤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생각인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친구들과 두 손 모아 기도도 했다"고 말했다.
사상구 주민 손재심(66·여)씨는 "갑진년 첫 해를 보며 한 해 소망을 빌고 싶어서 남편과 함께 일찍 해운대해수욕장까지 왔다"며 "무엇보다 바라는 건 한 해의 안녕이다. 지난해 우리 사회에 안 좋은 일들도 많았는데 올해는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 소망하는 것 다 이루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에는 모두 3만여 명의 구름 인파가 몰렸다.
미리 준비된 행사장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세레나데 중창단 공연을 비롯해 시민과 함께 새해 소망과 덕담을 나누고 신청곡을 받아 들려주는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돼 분위기를 띄웠다.
광안리와 송도해수욕장, 황령산과 용궁사 등 부산지역 주요 해맞이 명소 24곳에도 새해 안녕을 기원하는 시민 10만여 명이 모였다.
앞선 지난달 31일 자정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에서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시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렸다.
타종식에는 주요 기관장을 비롯해 시민 영웅 등 한 해 부산을 빛낸 시민 등 22명이 나서 모두 33차례 종을 울렸다.
비슷한 시각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 등에서도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와 기념 공연 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