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유재석, 전현무와 함께 대상 후보에 오른 기안84는 비연예인 최초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MBC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노출해 인기를 끈 기안84는 올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까지 연이어 성공시키며 유력한 대상 후보로 떠올랐다.
기안84는 "한 번은 집에서 아버지랑 TV를 보는데 집안 분위기가 좀 안 좋았다. 그때 재석이 형님이 모 방송에 나오셔서 집안은 되게 분위기가 어두운데 TV 속에서는 막 웃고 계시니까 이게 대비가 되면서 뭔가 되게 한편으로는 아빠한테도 '아빠, 나도 친구들이랑 있으면 재밌게 할 수 있어' 그런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결국에는 제가 아버지한테 효도 한 번 못 하고, 용돈을 한 번도 못 드렸다. 마지막까지 생활비만 받다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 생각이 좀 나고, 아버지가 좀 잘된 거를 한 번이라도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감사드리고… 살아생전에 잘해드리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사실은 뭐 당연히 상상을 못 하지 않나. 재석이 형님이나 현무 형님이나 처음 뵀을 때, 이게 무슨 말도 안 되고 뭐 꿈나라 온 것 같았는데 이게 지금도 믿기지도 않고 그리고 좀 되게 전 개인적으로 외동이어가지고 현무 형마냥, 현무 형보다 제가 훨씬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좀 베풀고 살아야 하지 않나. 왜냐하면 베풀고 살다 가야겠다 싶고, 엄마 상 받았다. 제주도 자주 못 가서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기안84는 "어린이들, 애기들 사인해 줄 때 뭘 하냐면 '너 꿈이 뭐니?' 하고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하면 '멋진 축구선수가 되어라' 이러는데, 어머니 지인 아들이 애기다. 아예 나을 수가 없다고 하더라. 아예 어려운 상황인데 사인해 줄 때 뭐라고 해야 할까 싶었다. '파이팅'도 아닌 거 같고 '힘내라'도 아닌 거 같고, 30분 동안 고민을 했다. 그래가지고 그때 이제 네잎클로버를 그려줬다. 클로버가 원래 이파리가 3개인데 상처가 나면 거기에서 나서 된다고 하더라. 그런 좀 희망이, 행운이 다들 있는 내년 2024년 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제가 언제까지 방송하면서 있을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즐거워해 주신다면 열심히 해 보겠다. 감사하겠다"라고 수상소감을 마쳤다.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역시 기안84가 출연하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가 받았다. 김지우 PD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하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김지우라고 한다"라며 "사실 지난 크리스마스 이후에 기안84와 둘이서 생각해 보니 작년 크리스마스즈음에 시즌 1을 시작했더라. 남미에 가고 그 뒤에 인도에 가서 시즌 2를 하고 아프리카까지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시즌 3개를 하면서 정말 힘든 일도 많았고 정말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서 고민하고 나오기까지 정말 힘들었는데 그 모든 시간들이 정말 감사하고 좀 선물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 PD는 "저희는 아마존, 정글, 그리고 인도 고산, 아프리카의 바다를 다니면서 사실은 정말 적은 인원으로 다녔다. 최대한 출연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풀어나가고 저희가 따라갈 수 있게 뒤에서 서포트하기 위해서 항상 제가 얘기한 게 '최소 인원으로 움직여라'였다. 그래서 1인분이 아니라 2인분을 하지 않으면 모든 스태프들이 견딜 수 없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모두가 한 몸으로 단순히 일이 아니라 우리는 조금 더 의미 있는 걸 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함께 움직여 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서 그분들에게 너무너무 고생했고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꼭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김현철은 "우선 라디오로서의 최고의 상을 받게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 저는 음악 인생이 꼭 라디오와 같이 된 거 같다. 제가 처음에 라디오를 시작한 게 1994년 디스크 쇼다. 이게 딱 거의 30년 만에 부활했는데 상 받게 된 것 영광스럽고 아무튼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프로그램을 들어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짜 진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내년 1월 중순쯤에 제 단독 콘서트가 있는데 그때 많이 와 주시면 직접 얼굴 뵀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구해줘! 홈즈'와 '나 혼자 산다'로 최우수상을 받은 박나래는 이날 몸을 감싸는 파란색 드레스로 눈길을 끌었다. 박나래는 "최우수상 후보에 제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그런 얘기를 했다. 상을 준다는데 어떤 사람이 마다하겠냐고, 솔직히 사람이면 욕심이 난다고, 근데 보니까 물욕이 막 올라오더라. 근데 받으니까 진짜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박나래는 "우리 여자 희극인들, 예능인들 함께 있어가지고 언제든지 든든하고 진짜 같이 힘 얻고 많이 배운다.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정말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는 '나 혼자 산다' 식구들, 제작진, 사실 제가 올해 '나 혼자 산다'에 같이 나와주셨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분들이 목포까지 다 와 주셨다. 방송으로만 오랫동안 본 사람들이 아니고 진짜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 저희 엄마도 왔는데 '나 상 받지도 않는데 왜 왔냐'고 하니까, 기안 오빠 상 받는 거 구경하러 오겠다고. 근데 저까지 상을 받았다. 너무너무 고맙고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구해줘! 홈즈' 진짜로 할 때마다 맨날 배우고 너무너무 감사하다. 진짜 너무 즐겁게 하고 있고 제가 맛있는 거 사겠다. 우리 팜유즈 사랑한다. '나 혼자 산다' 사랑한다. '홈즈' 사랑한다"라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최우수상은 하하였다. 하하는 "일단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 드림이, 소울이, 송이 너무 감사하고 항상 응원해 주는 우리 별씨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1월 1일날 저희 집이 오랜만에 뭉쳐서 어머니 생신이어서 식사하게 됐는데 싸우지 않고 마지막까지 한 명의 이탈자 없이 마무리됐음 좋겠다. 엄마 아빠 가족 매형 사랑한다. 이건 진짜 예상을 못해가지고, 앞에 계신 동료분들 너무 쟁쟁하셔가지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수상 소감했다.
이장우는 리얼리티 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너무 감사하다. 정말 너무 큰 상을 주셔서 앞에서 대단하신 분들과 함께 있는데 제가 받아도 되는 건지"라고 말문을 연 이장우는 "제가 예능을 많이 안 해 봤지만 이렇게 예능인을 믿어주고 뒤에서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들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우리 출연자들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보고 계시는데 장가가라고 계속 저한테 압박을 넣고 계신데, 아버지 제가 상 받아서 좀 더 혼자 살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떡하죠"라고 해 환호를 받았다.
대상 후보였던 유재석은 '올해의 예능인'으로 선정됐다. 유재석은 "이렇게 또 큰 상을 주셔서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올 한 해 '놀면 뭐하니?'를 아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올 한 해도 제작진들 정말 고생 많으셨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함께해 준 멤버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함께 고생한 준하 형, 봉선이, 미나까지 해서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는 얘기 꼭 전해주고 싶다. 저희는 올 한 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2024년 저희들은 정말 더 열심히 해서 빅 웃음 큰 웃음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일단은 제가 10여 년 넘게 MBC라는 방송사에서, 첫 직장인데 정말 많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많은 스태프 여러분, 제작진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 이 자리까지 낳아주고 길러주신 우리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 정말 직장인으로서 어떻게 보면 껄끄러운 후배였고 동료였고 선배였는데 그런 저를 잘 보살피고 다독여주신 우리 아나운서국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 여러분들 제가 일하느라 24시간이 항상 모자란다고 불평해 왔는데 오늘만큼은 행복하느라 24시간 모자랄 거 같다"라고 밝혔다.
'세치혀'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 중인 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는 무대에 올라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풍자는 "진짜 받을 줄 모르고 짬뽕 먹고 왔다. 받을 줄 몰랐는데 너무 감사하다"라고 "아직도 집에서 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좀 서러움이 있을까 걱정하시는 저희 아빠한테 저 이렇게 사랑받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2023 방송연예대상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기안84 ('나 혼자 산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 최우수상(리얼리티 남자) : 이장우 ('나 혼자 산다')
▲ 최우수상(쇼·버라이어티 남자) : 하하 ('놀면 뭐하니?')
▲ 최우수상(여자) : 박나래 ('구해줘! 홈즈' '나 혼자 산다')
▲ 최우수상(라디오) : 김현철 ('김현철의 디스크쇼')
▲ 올해의 예능인상 : <3명> 기안84, 유재석, 전현무
▲ 공로상 : 이영자
▲ 우수상(남자) : 주우재 ('놀면 뭐하니?')
▲ 우수상(여자) : 장도연 ('라디오스타' '세치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 우수상(라디오) : 신지 ('이윤석, 신지의 싱글벙글쇼') 이석훈 ('이석훈의 브런치 카페')
▲ 프로듀서 MC상 : 김성주 ('복면가왕')
▲ 프로듀서 특별상 : 김구라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 베스트 커플상 :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기안84, 덱스, 빠니보틀
▲ 인기상(리얼리티) : 코드 쿤스트 ('나 혼자 산다')
▲ 인기상(쇼·버라이어티) : 원탑 ('놀면 뭐하니?')
▲ 베스트 팀워크상 : '나 혼자 산다' 팜유즈 박나래, 이장우, 전현무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리얼리티) : 붐 ('안싸우면 다행이야')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쇼·버라이어티) : 양세형 ('구해줘! 홈즈' '전지적 참견 시점')
▲ 멀티플레이어상 : 유병재 ('전지적 참견 시점' '학연' '놀면 뭐하니?'-땡처리 엔터,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세치혀',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 시사·교양MC상 : 오은영 ('오은영 리포트')
▲ 올해의 작가상 : 유지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 신인상(남자) : 김대호 ('구해줘! 홈즈' '나 혼자 산다' '학연'), 덱스 ('전지적 참견 시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 신인상(여자) : 풍자 ('세치혀' '전지적 참견 시점')
▲ 신인상(라디오) : 김일중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 재재 ('두시의 데이트 재재입니다'), 테이('굿모닝FM 테이입니다')
▲ 라디오부문 공헌상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 라디오부문 올해의 작가상 : 장소영 ('4시엔 윤도현입니다')
▲ 라디오부문 특별상 : 딩딩대학(양효걸, 염규현) ('굿모닝FM 테이입니다')
▲ 라디오부문 특별상 : 배아량 ('배철수의 음악캠프')
▲ 시사·교양 올해의 작가상 : 이근영 ('오은영리포트')
▲ 시사·교양 특별상 : 김초롱, 김재우 ('출발!비디오여행'), 故김태민 ('생방송 오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