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광양, 대규모 투자 '청신호' 신성장산업 발판 마련[판읽기]

[전남 동부권 2023년 연말 결산⑪]
18개 기업으로부터 2조 7천억 투자 유치 '역대 최고'
이차전지 기업 유치 비중 커…산업생태계 체질 개선 기대
여순사건 조형물 건립…지역 첫 추모시설 마련돼
'경전선 KTX-이음 광양역 정차'에 7만명 서명…지역사회 똘똘 뭉쳐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월 19일 전남 광양 동호안 부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포스코 김학동 부회장(오른쪽)이 동호안 부지 현황 및 개발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광양시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 2023년 여수, 의대 분원 논란부터 섬박람회 준비까지
② 2023년 순천, 잡월드 농성부터 동부청사 개청까지
③ 2023 광양, 매화축제에 '북적'…노사 갈등에 산업계 '긴장'
④ 2023 보성, 청렴도 1위 영예…해양관광 중심지로 우뚝
⑤ 2023 고흥군정 "우주중심도시 공고화·접근성 개선 총력"
⑥ 2023 구례, 찬반갈등 속 대규모 개발 사업 유치 노력
⑦ 2023년, 여수산단 석유화학 부진…정유·철강은 선방
⑧ 2023 전남 동부권, 박람회·영화제 등 관광·문화분야 '풍성'
⑨ 여수시, 문화예술·기반시설 확충…리더십 논란은 과제
⑩ 순천시,  정원박람회 이은 투자유치 성과…폐기물 처리시설 '과제'
⑪ 2023 광양, 대규모 투자 '청신호' 신성장산업 발판 마련

전남 광양시는 올해 역대 최고의 투자 유치와 함께 동호안 규제 해소에 따른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광양시가 2023년에 달성한 투자 유치 규모는 2조 7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포스코퓨처엠과 ㈜전남클라우드데이터센터, 포스코리튬솔루션㈜ 등 대규모 투자협약을 포함해 18개 기업으로부터 모두 2조 6947억 원 상당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으며 이는 1544명의 고용 창출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 유치 실적이 전체 투자실적의 66.5%인 1조 7801억 원에 달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이차전지 소재, 전·후방 앵커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 산업생태계 체질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광양시의 설명입니다.
 
특히 지난 10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동호안 규제가 해소됐는데 포스코는 동호안에 니켈과 코발트 정제 공정 등 이차전지 소재와 블루 수소 등 수소 생산라인에 대한 4조 4천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호안 부지 규제 해소에 발맞춰 이차전지 관련 기업 유치 성과가 더욱 빛나는 이유로, 광양시는 기존 철강·화학 중심의 산업생태계에서 비철강, 글로벌 신성장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시정 역량을 집중할 방침입니다.
 
광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광양시의회 제공

하지만 시정의 큰 축을 담당하는 시의회와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습니다.

광양시의회는 올해 마지막 정례회 본회의에서 2024년 광양시 본예산 중 30개 사업 100억 원 가량을 삭감했습니다.
 
삭감된 예산 100억 6636만 원은 내부유보금으로 편성됐는데 삭감된 예상 중 수소도시 조성사업이 67억 6천만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시의회는 그동안 집행부에 예산 편성 관련 법규 및 규정 준수와 사전행정절차 이행 여부,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해 왔는데 여전히 미비한 점이 많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예산과 관련한 집행부와 시의회의 이견이 표면 위로 드러난 계기는 다름 아닌 민선 8기 정인화 광양시장의 핵심 공약사업인 '이순신 철동상' 때문입니다.
 
광양시는 지난해 본예산에 '이순신 철동상 건립 타당성 용역'으로 3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시의회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예산 전액을 삭감했습니다.
 
올해 5월에는 철동상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광양을 빛낼 관광랜드마크 조성사업 추진 용역비'로 사업명을 변경, 2억 원을 추경안에 재상정했으나 이 또한 시의회 예결위에서 부결됐습니다.
 
광양시는 이후부터 예산안 제출이 아닌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기로 하고 시민과의 대화나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사업 추진에 대한 정 시장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내년에는 시의회 문턱을 통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난 10월 19일 광양읍 우산공원 여순사건 추모 조형물 앞에서 여수·순천 10·19사건 75주기 추념식이 열렸다. 인사말을 하는 정인화 광양시장. 유대용 기자

여수·순천 10·19사건 제75주기를 맞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추모시설을 건립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소식입니다.
 
광양시는 10월 19일 광양읍 우산공원에서 여수·순천 10·19사건 75주기 추념식을 열며 여순사건 추모 조형물도 선보였습니다.
 
추모 조형물 상단에는 미처 만개하지 못한 동백꽃잎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이는 사건 당시 희생된 청춘을 기리는 의미를 갖으며 실금의 의미는 눈물과 비를 상징합니다.
 
그동안 광양은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 피해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인근 여수와 순천과 달리 위령탑 등 추모 시설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실제 74주기인 지난해에는 사상 첫 정부 주최 합동추념식이 광양에서 열렸지만 이렇다 할 추모 공간이 없어 시청 앞 광양시민광장에서 행사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추모 조형물 건립과 함께 '광양시 여수·순천10·19사건 유적지현황 조사 연구용역'도 이뤄졌으며 광양시는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지역에 산개된 여순사건 유적지 자료를 정립했습니다.
 
연구용역은 자료 정립뿐만 아니라 광양지역 유족들이 유명무실했던 유족회 조직을 새롭게 꾸리는 원동력이 돼 의미를 더했습니다.
 
'경전선 KTX-이음 광양역 정차' 서명운동과 관련해 퍼포먼스가 이뤄지는 모습. 광양시 제공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 '경전선 KTX-이음 광양역 정차'에 나선 것도 이목을 끌었습니다.
 
광양시는 '경전선 KTX-이음 광양역 정차'를 올 한해 지역 주요 현안으로 설정하고 타당성 연구용역을 실시, 결과보고서를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광양시는 장래 교통수요가 증가해 경제적, 재무적 타당성이 높다는 점과 추가적인 건설 비용(플랫폼 등)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를 수차례 찾아 설득했습니다.
 
광양은 포스코와 광양항, 국가산업단지가 집적된 남해안권 경제·산업 중심도시임에도 불구하고 KTX를 이용하기 위해 인근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시민들 역시 '경전선 KTX-이음 광양역 정차'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서명운동을 벌였습니다.
 
지난해말 3개월 동안 벌인 범시민 서명운동에 7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정인화 광양시장은 올해 2월 국토부 장관에게 서명부와 건의문을 직접 건네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부전~마산 구간 침수 등의 이유로 KTX이음 개통이 내년 12월로 연기되면서 광양역 정차 사업이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노력해 온 만큼, 광양시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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