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순위 16위' 태영건설 "신속한 경영정상화 위해 워크아웃 신청"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 관련 PF 채무 만기 도래
부동산 PF 위기에 결국 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
채권단 75% 동의하면 워크아웃 개시

서울 영등포구 태영빌딩에 태영건설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기업이 스스로 빚을 갚지 못할 때 채권단 75% 이상 동의로 만기 연장과 자금 지급 등을 통해 도산 위기에서 살려주는 제도다.

태영건설측은 이날 '신속한 경영 정상화 실현'을 이유로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의한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측은 "향후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확정시 재공시할 예정"이라며 "관리절차개시 신청일자는 당사 이사회 결의일"이라고 설명했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이 채무 만기를 견디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부실 뇌관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견 건설사 태영보다 규모가 작은 지방·중소 건설사의 경우에는 자금난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도미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이날 오전 태영건설은 이사회를 열어 워크아웃 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이 위치한 태영빌딩 로비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시장에선 태영건설을 둘러싸고 줄곧 부동산PF 관련 자금난이 거론돼왔다.

당장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과 관련한 480억원 규모의 PF 채무의 만기일이 이날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9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보증한 부동산PF 대출 가운데 민자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관련분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개발 PF 대출 잔액은 3조2000억원이다.

해당 대출이 투입된 개발 현장 가운데 상환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는 현장의 비중이 과반이며, 미착공 현장의 45%인 지방 현장이 모두 대출 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할 경우 태영건설이 이행해야 하는 보증액은 약 7200억원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엔 특히 "올해 3분기 말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478.7%로,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 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부채비율이 가장 높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달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태영건설 PF 보증채무는 3956억원 수준이다.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78.7%로 시공 능력 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이다.

이날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하면서 채권단 75% 이상 동의를 얻으면 워크아웃은 개시된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이다.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채권단의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앞서 지난 26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Finance)4' 멤버들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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