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 골프 박인비, 수영 황선우, 기계체조 여서정 등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왔고, 또 앞으로 이끌어 나갈 선수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금융사 가운데 스포츠 마케팅에 유독 적극적인 KB국민은행과 인연이 깊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과 거래하는 고객들은 모두 다 꿈이 있고 목표가 있다. 우리와 함께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스포츠를 통해서도 구축하자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다. 은행과 스포츠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 신뢰감을 주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여자프로농구의 명문 구단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주 KB스타즈의 김진영 단장의 말이다.
KB국민은행 농구단은 1963년에 창단해 실업농구 시절부터 한국 농구의 한 축을 지켜왔다. 1998년부터는 여자프로농구 무대에 뛰어들었다. 오랫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간판 센터 박지수의 합류에 힘입어 지난 2019년과 2022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진행 중인 2023-2024시즌에서는 28일 현재 12승 2패로 아산 우리은행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스타즈는 '성탄절 매치'로 진행된 지난 25일 청주 홈 맞대결에서 만원 관중의 노란 물결 속에 우리은행을 눌렀다. 박지수가 건재하고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이 버티는 KB스타즈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KB스타즈의 업무를 총괄하는 김진영 단장은 20년이 넘도록 그룹 내에서 스포츠마케팅 업무에 참여한 전문가다. "스포츠 단장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그는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KB스타즈가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김진영 단장은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그런 방식은 모두를 충족시킬 수 없다. 선수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은 다르다. 선수 개개인이 성장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스태프에게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채용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선수단을 이끄는 김완수 감독은 "구단이 선수단의 요청을 잘 들어주신다. 지원 스태프도 체력 팀, 의무 팀, 관리 팀 등으로 세분화해서 충분한 인원으로 구성했다.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의 세계에 들어왔으면, 한 번 시작한 일이라면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는 게 김진영 단장의 선수단 관리 철학이다. 딸을 가진 아버지로서 젊은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책을 선물하면서 그 안에 편지를 담아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 막내들도 구단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의사를 표시하도록 권장한다.
실천은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됐다. 김진영 단장은 "처음에 와서 보니까 막내들이 경기장에서 무거운 물건들을 들고 다니더라. 프로 선수는 몸이 자산이고 프로가 된 순간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니저를 최대한 많이 고용하도록 했다. 우리 선수에게는 구단이 품격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선수가 빛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명문 구단을 목표로 하는 노력은 구단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김진영 단장은 "우리가 우승하는 것만으로 명문 구단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팬이 많아야 하고, 팬이 구단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며, 유망주들이 오고 싶어하는 구단이 돼야 한다. 여자농구도 더 발전하고 흥행해야 한다. 그 방안을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스타즈는 연고지인 청주시에 늘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다. 프랜차이즈 정착을 위해서는 연고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 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진영 단장은 "많은 분들이 청주를 농구 특별시라고 불러주신다.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으로 자부심을 드리고, 마치 가족을 대하듯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아낌없이 하자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