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침수로 맨홀 빠져 숨진 남매…법원 "서초구가 16억원 배상"

지난 8월 9일 새벽 폭우로 다수의 차량이 침수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배수구가 뚜껑이 없어진 채 소용돌이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수도권 일대에 내린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인근 맨홀에 빠져 숨진 중년 남매의 유가족에게 서초구가 16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허준서 부장판사)는 도로 맨홀에 빠져 숨진 40대 남매의 배우자와 자녀 등 유가족 4명이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도로관리청인 서초구의 책임을 인정해 지난 14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들 남매는 지난해 8월 8일 강남역 근처 서초구 효령로를 지나다 자동차 시동이 꺼져 밖으로 대피했다.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물에 잠긴 도로를 건너던 남매는 도로 위 뚜껑이 열려 있던 맨홀에 빠져 숨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도로는 강남역 남서쪽에 위치한 도로이고 강남역 일대는 낮은 지대와 항아리 지형으로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며 맨홀이 열린 채 방치돼 있었던 것에 대해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있었다"고 봤다.

다만 △당일 워낙 엄청난 양의 폭우가 쏟아졌던 점 △폭우로 이미 맨홀 뚜껑이 이탈한 상황에서 서초구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조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남매가 차량에서 대피하는 등 당시 폭우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점 △도로 상태를 주의 깊게 확인하고 건넜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초구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망 당시 만 49세였던 누나가 65세까지 일했을 경우 3억1천만원을 벌 수 있다고 보고 이 중 80%인 2억5천만원을 일실수입으로 인정했다. 만 46세였던 남동생은 회계법인에 다니면서 받은 월급을 기준으로 9억9천만원이 일실수입으로 책정됐다. 나머지는 사고에 따른 위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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