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아파트 덮친 화마…'가족 먼저' 30대男 2명 숨져

4층 거주 A씨, 아내와 아이들 대피시켰지만 본인은 끝내 숨져
10층 거주 B씨, 최초 신고 후 가족 대피…계단서 숨진 채 발견돼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사진은 이날 사고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30대 남성 2명이 사망했다. 두 사망자 모두 가족을 우선 대피시키려다가 참변을 당했다.

25일 소방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23층 짜리 아파트 3층에서 난 불로 바로 위인 4층에 살던 30대 A씨가 사망했다.

A씨는 7개월 된 아기를 안고 4층에서 뛰어내렸다. 아기는 이불에 싸 충격을 줄였지만 A씨는 끝내 숨졌다.

A씨 아내는 2세 아기를 재활용 포대에 먼저 던져 놓고 자신도 뛰어내렸다. 아내와 아기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또 다른 사망자인 30대 B씨는 10층 거주자로, 11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불을 피해 대피하던 중 연기를 흡입해 숨진 것으로 보고있다.

B씨는 소방 당국에 가장 먼저 신고한 최초 신고자였다.

B씨 유족 측은 "가족과 함께 사는데 남동생과 엄마는 병원에서 치료 중이고 아버지가 빈소를 지키고 있다"면서 "아버지 말로는 아들이 가족을 먼저 보내고 가장 뒤에 나오는 바람에 연기를 좀 더 마신 것 같다고 한다"고 전했다.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화재 당시 모습. 연합뉴스

이날 오전 4시 57분쯤 발생한 이 화재로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상자도 33명 발생했다.

3층에서 처음 발생한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집은 내부가 전소했다. 바로 위인 4층과 그 위인 5층 베란다도 일부 소실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6시 36분쯤 큰불을 잡고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8시 40분쯤 완진했다.

소방과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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