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 '김치의 날' 국가기념일로…달라진 김치의 위상[영상]

[메가 FTA, K-농업세계 '신인류 문명'을 창조하다④]
세계 곳곳 '김치의날' 제정…아르헨티나는 국가기념일로
"김치 시장, 최근 5년 20%이상 성장"… 美, 日 제치기도
팬데믹 국면 이겨낸 김치…중국 리스크 관리 필요



▶ 글 싣는 순서
①농부없는 농장…K-스마트팜, 세계를 누빈다
②농사도 이제 AI가 짓는다…韓, 세계시장 주도
③해외 셰프도 놀랐다…이유 있는 한우 수출
④남미에 '김치의 날' 국가기념일로…달라진 김치의 위상
(계속)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김치 시식회. 오른쪽은 아르헨티나 현지 김치의 날 행사. 연합뉴스

지난 2020년 2월 11일 '김치산업 진흥법' 제20조의 2가 신설됨에 따라 매년 11월 22일은 법정 기념일로 '김치의 날'이 됐다.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낸다는 의미에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에서도 김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김치의 날을 제정했고,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본회의에서 영 김 연방하원의원이 연방 차원의 김치의 날 지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영 김 미 연방하원의원. 워싱턴특파원 공동취재단

특히 아르헨티나는 김치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런던의 킹스턴구에서도 지난 7월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김치가 이제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5일 농식품수출정보(KATI)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배추김치 주요 수출국은 93개 나라로 집계됐다. 김치 수출 실적은 지난 2019년 1억 499만 달러에서 올해 11월 기준 1억 4238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집계된다면 지난 2019년보다 약 1.5배 가량 늘 것으로 전망된다.

배추김치 주요 수출국으로 일본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김치 수출액의 약 40%에 해당 된다. 그 뒤로 미국과 네덜란드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치 수출 전망 밝아…K푸드 관심 커져




식품기업인 대상㈜의 정찬기 글로벌마케팅 팀장은 달라진 김치 시장에 대해 향후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정찬기 팀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의 위상이나 K푸드, K컬처의 인기가 좋다보니 최근 5년 동안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고 올해는 한국 김치 최대 매출이 2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컬처의 세계진출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관심 또한 늘어나고, 자연스레 김치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국내외 김치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종가'는 국내선 '종가집 김치'로 잘 알려진 브랜드다. 국내선 '종가집', 해외선 '종가'로 브랜드명을 구성해 홍보했지만 지난 2022년 10월 국내외 브랜드를 '종가(JONGGA)로 통합했다.

대상㈜ '종가' 김치 수출 제품. 대상 제공

종가는 1987년 일본에 김치를 첫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전 세계 60개국까지 김치 수출을 진행하며 성장해왔다.

정 팀장은 "일본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시작해서 김치 시장이 형성돼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K푸드나 한국문화가 미국 현지에서 크게 인기가 있다 보니 현지 유통인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확대됐다"며 "올해 처음으로 일본 수출을 넘는 성과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이겨낸 김치 수출

대상㈜ 미국 LA 공장 관계자들이 생산된 김치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왼쪽은 미국 LA 공장. 대상 제공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산업이 주춤했다. 국가 간 수출도 상당수 줄어드는 양상이었지만, 김치 수출만은 예외였다. 2020년 1월~9월 미국과 호주로는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69.1%, 76.4% 증가했고 일본 수출도 29.3% 늘어났다.

정 팀장은 "코로나 변혁 시기에 김치를 먹으면 코로나 면역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이 덕분에 김치 소비가 늘어난 건 맞다"며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꺼지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통 사회 변혁이 전쟁이나 기아때 식문화가 바뀌거나 확산되는데 김치의 식문화 확대가 이러한 케이스에 해당된다"며 "여기에 K컬처의 인기가 더해지고 시너지가 생긴 것"이라고 전했다.

종가는 당시 전 세계적으로 김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측했다고 한다. 글로벌 수출 거점공장인 거창공장에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것도 이 시기다. 인력 투입비율이 높은 김치 제조의 제작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현재도 포기김치의 경우는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맛 김치는 상당 부분 자동화를 구축했다. 또한 대상은 지난해 미국 LA 현지에 생산 공장을 완공해 현지생산도 진행중이다.

세계 공략하는 한국 김치…중국의 도전

한국 김치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만큼 인근 국가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중국 김치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중국 시장 공략도 중요해진 것도 사실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김치의 규모는 아직 작은 편이다. 정 팀장은 "(중국에서 김치는)아직 한인 동포, 조선족 등을 타겟으로 하는 시장으로 존재한다"며 "14억의 대국이지만 김치를 한국에 수출용으로 만들지 자국 내부로 유통하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파악했다.

현재 일본의 기무치 시장을 포함한 김치시장 규모는 7천억 원에 이르지만, 중국의 김치 시장은 1500억 원 규모로 중국의 인구 14억 명을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한다.

중국 내수 시장은 약한 편이지만, 중국의 김치 수출로 화제를 바꾸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김치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김치보다 원가 경쟁력이 크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중국의 경우 원가가 국내와 비교해 30-40% 수준으로 김치시장이 커짐에 따라 중국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판매하다 보니 한국 김치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산 김치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대상㈜ 종가가 영국 런던에 오픈한 팝업스토어 입구. 대상 제공

한국과 중국의 김치 수출 경쟁은 주로 큰 시장에서 벌어진다. 기무치 시장이 오랜 기간 형성된 일본보단 미국과 유럽에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세계화의 물꼬가 트여 전 세계인이 김치를 찾게 되면서 향후 김치의 형태는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커브(The Curve)' 쇼핑몰에서 열린 '2023 한국 김치 축제'에서 김치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왼쪽부터 이마태오 KMT 회장,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말레이시아 농업연구개발청장, 현지 스타셰프 Chef Wan.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해외 시장에 김치를 알리기 위한 판촉행사는 물론이고 끝없는 제품개발과 홍보 활동 등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 팀장은 "김치산업의 이익률이 높은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 기간 적자 수출을 진행했다"며 "올해 들어 흑자전환을 했는데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본 기사는 2023년 FTA교육홍보지원사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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