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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농부없는 농장…K-스마트팜, 세계를 누빈다 ②농사도 이제 AI가 짓는다…韓, 세계시장 주도 (계속) |
서울 한복판, 그것도 서초구에 스마트팜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개를 갸웃하며 방문했다. 출입구 한 켠에 스마트팜 전문기업 '어밸브(AVALVE)'라는 상호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우리가 알고 있는 넓은 공간의 유리온실 스마트팜이 아니라 건물에 자리한 보통의 사무실 공간이었다. 유리벽 너머 재배공간에 촘촘하게 배치된 농작물은 일반 스마트팜의 농작물과 사뭇 달랐다.
다만, 재배 판넬 위에서 비춰주는 LED 광원과 농작물의 모습을 모니터링하는 영상시스템은 일반 스마트팜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첨단 AI기술을 통해 여러층으로 쌓아 올려진 수 많은 식물들을 하나하나 모니터링하면서 식물의 생장과정부터 영양상태, 병충해 감염 등을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관찰하고 판단해 알려주고 있었다.
농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 누구라도 손쉽게 재배할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어밸브 박규태 대표는 "스마트팜은 인공적으로 환경을 컨트롤 할 수 있다보니 기후에 맞지 않더라도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맞춰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기서 AI솔루션이 부각되는 이유에는 그 나라에 자라지 않는 작물이라서 해당 작물을 잘 재배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는데, 초보자분들이 AI솔루션의 보조를 받아 온도의 조절 수분 공급, 병충해 유무 판단 등을 받아 잘 재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농업지식이나 농업 전문가가 아닌 초보자더라도 AI의 보조를 받아 성공적인 농업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스마트팜 솔루션…누구나 고품질 작물 재배 가능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스마트팜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외부 환경을 조절하고 식물의 생장 환경을 조성해 안정적으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서다.
초기 스마트팜의 진입장벽은 높았다. 식물의 상태에 따른 판단과 재배환경에 대한 영양액 투입 등 전문 농업인의 판단에 의존해야만 했다. 그러다 농업인구의 감소세와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일반인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향으로 개발의 초점이 바뀌었다.
스마트팜의 진화는 전문 농업인의 일손을 덜어주는 1세대 스마트팜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요소를 적기에 합리적으로 투입하는 효율성을 확보한 2세대 스마트팜으로 발전했다.
이후 AI기술이 융합된 자동화를 기반으로 누구나 고품질의 최적화된 생산을 이뤄내는 3세대 스마트팜으로 이어졌다. 이는 시설중심에서 ICT 기술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과거 농업 전문가가 농작물 재배 환경을 판단했다면, 현재는 데이터와 기술이 재배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농업을 20년 하신 분들도 키우는 작물을 재배하면 할수록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며 "수십년을 농업에 종사한 분도 처음 농사를 지을때는 노하우가 없었을 것이고 초기 실패를 겪는 시기가 존재했지만, 그 단계일 때 저희는 인공지능의 보조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에서 재배하는 '새싹 인삼'…초보자도 할 수 있어
AI기반 스마트팜 개발로 K-스마트팜의 수출형태도 다각화가 이뤄졌다. 한국형 스마트팜의 우수한 시설을 수출하는 것과 동시에 스마트팜 AI솔루션, 즉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전혀 새로운 작물의 생산시스템 수출이 가능해졌다.
어밸브는 수직농장에 초점을 맞추고 스마트팜 AI솔루션을 수출하고 있다. 단위면적 대비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생육시기가 짧고 잘 자라는 '엽채류'를 실험군으로 접근했고 데이터가 쌓이자 새싹인삼, 의료용 대마, 딸기, 버섯 등 고부가 가치를 지닌 작물로 확대했다.
박 대표는 "(동남아에는) 새싹인삼과 의료용 대마, 그리고 딸기를 논의중이라며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 지역을 꼽은 이유로는 해당 지역의 주요 산업군이 농업이라는 데 있다. 농업 비중이 높지만, 기술적으로는 낙후돼, AI스마트팜 등의 첨단기술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스마트팜의 격전지가 될 중동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한다. 사막과 황무지의 비중이 많은 중동에 스마트팜을 건설한다는 건 환경을 조절할 수 있고 식물의 재배환경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대상 농작물을 제대로 경작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최첨단 시설의 스마트팜 AI솔루션이 그만큼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한, 전 세계에 여러 종류의 스마트팜 시설이 있지만 식물마다 요구하는 재배환경 수치에는 큰 차이가 없어 AI솔루션이 중요하다.
박 대표는 "수직농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핵심이 수직농장이냐? 유리온실이냐? 비닐하우스냐? 한다면 그것은 아니라 저희는 AI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이 가장 잘 맞는 것이 수직농장일 뿐, 내년에는 국내 비닐하우스와 온실에도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K-농업 기술 발전=좁혀지는 최고기술
이처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K-스마트팜의 기술 수출 전망은 밝은 편이다. 무엇보다도 이른바 메가 FTA(자유무역협정) 체제의 틀 안에서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 우리나라 농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K-스마트팜의 기술 수출은 국가적으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 지난 2월 발간한 '2022 농림식품 기술수준평가 보고서'에서는 스마트팜 기술에 해당하는 원예작물과학 기술 수준이 2020년 85.3%에서 2022년 87.9%로 2.6% 포인트로 상승해 최고기술 보유국인 네덜란드 대비 기술격차가 2.8년에서 2.6년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네덜란드 대비 기술 격차가 0.1년으로 거의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인삼 등 식량작물과 연계된 원예작물 품종 개발, 국산화를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국내 기술이 스마트팜 선진국 수준까지 빠르게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스마트팜 수출 실적은 지난 11월 기준 2억 6천여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약 197.4% 늘어났다. 최근 들어 사우디(1억 2천만 달러), 쿠웨이트(2천만 달러)와 대규모 계약을 성사하는 등 중동 시장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처럼 한국의 스마트 농업 기술력 성장은 과거 핸드폰 기술력의 성장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모듈의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가 2000년대 노키아와 블랙베리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고 애플의 아이폰을 중심으로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되는 전략을 펼쳐 결국 거듭된 기술개발 경쟁에서 선두자리를 두고 싸우는 위치에 도달한 것과 비견된다.
스타트업의 활발한 기술 수출을 위한 지원정책
어밸브를 포함한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들의 성장과 수출에는 정부와 기관들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팜 공적개발원조(ODA) 프로젝트다.
ODA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 프로젝트를 말한다. 스마트팜ODA는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을 저개발국가에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해외 스마트팜 기술 수요 지역에 솔루션과 기술을 알릴 수 있고 시장 확대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는 여러 금융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스타트업 보증제도는 고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 스타트업을 선정해 일정 규모의 보증 및 법률 세무 컨설팅 서비스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어밸브는 지난 5월 '퍼스트펭귄 기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박 대표는 "ODA 기술이전 사업들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창업 생태계 지원사업이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제 농업도 FTA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미국, 중국 등 농업 강국과 치열할 기술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AI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스마트팜 기술 수출은 매우 낙관적이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2023년 FTA교육홍보지원사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