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9회말 투아웃, 볼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9회말 투아웃 투 스트라이크라면 원하는 공이 안 들어와도, 스트라이크 아웃인지 애매해도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무부를 떠나는 한동훈 장관은 21일 이임식을 마치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비상한 현실 앞에서 잘할 수 있겠지만, 막연한 자신감보다 동료시민과 나라를 위해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상식 있는 동료시민과 함께 대한민국 미래의 길을 같이 만들겠다"며 "국민의 상식과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려 한다"고 강조했다.

2001년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법무부장관까지 공직에 몸 담았던 한 장관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다지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한 장관은 "그 나침반만으로는 길 곳곳에 있을 사막이나 골짜기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지지해 주시는 의견 못지않게 비판해 주시는 다양한 의견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끝까지 계속 가보겠다"고 덧붙였다.

당정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하는 기관"이라며 "그런 기본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선에서 승리해서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이점이 있다"며 "국민의힘이 하는 정책은 곧 실천이지만, 다수당이지만 민주당이 하는 건 약속일뿐이고 그건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현직 법무부장관으로서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제가 일하는 과정에서 그때 그때 있던 직군이나 위치에서 벗어난 적 없었다"며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는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그리고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한 일 중에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은 그건 저의 의지와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타협해서가 아니라"며 "저의 능력이 부족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검사 일을 마치면서도 같은 말을 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고 앞으로 제가 뭘 하든, 그 일을 마칠 때, 제가 똑같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제가 한 일 중에 국민께서 좋아하고 공감해 주는 일들은 모두, 여기, 그리고 전국에 있는 동료 공직자들의 공"이라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함께, 사랑하는 법무부 동료 공직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추울 때도 더울 때도 고생하신 청사 여사님들과 방호관님들께도 고맙다. 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동료시민들께 고맙다"며 "고백하건대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행운을 빈다"면서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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