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강조하면서 사례로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 등을 소개했다.
스타일러와 건조기가 고객에게 어떻게 차별적 가치를 선사했다는 것일까. 답은 고객에게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준 혁신성에 있다.
트롬 스타일러는 12년 전 LG가 선보인 세계 최초 의류관리기로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 부인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고 한다. 조 사장이 중남미 출장을 갔을 때 옷을 가방에 오래 넣어놔 구김이 심했는데 당시 부인이 "화장실에 뜨거운 물을 틀고 수증기가 꽉 찬 상태에서 옷을 걸어 놓으면 효과가 있다"고 얘기해준 것에서 착안했다.
스타일러는 판매 당시 199만 원(글라스 타입), 209만 원(미러 타입)으로 비싼 가격이었지만 예상 판매량을 웃돌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입소문을 타며 이제는 수트를 주로 입는 회사원에서부터, 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 더 나아가 해외에까지 고객층을 확보하면서 인기 가전제품이 됐다.
구 회장은 의류 건조기도 콕 집어 극찬했다. 건조기는 기후 환경 탓에 건조기가 필수적인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미세먼지, 코로나 등 외부요인에 따라 국내에서도 건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건조기 설치가 번거로운 데다 옷감이 줄어든다는 인식이 있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LG전자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건조기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설치가 쉬운 전기식이면서 옷감 손상이 적은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를 내놔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어 구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OLED)도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용 배터리는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 글로벌 판매 1위부터 5위까지 모든 완성차 업체(도요타·폭스바겐· 르노닛산·현대차그룹·GM)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14억달러(약 15조4천억)의 매출을 올렸다.
올레드 기술력 역시 LG의 자랑이다.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LG전자의 올레드 TV는 10년 이상 흔들림 없이 시장 점유율 1위(55.7%)를 고수하고 있다. 2위인 삼성전자와도 약 3배 격차를 벌리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한편 2024년의 화두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한 구 회장은 '남들과 다르게'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를 '차별적 고객가치'라고 정의했다.
구 회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갈 가치들은 고객을 WOW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