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 궐위로 비상 상황을 맞고 있는 국민의힘이 18일 소속 의원·당협위원장들을 불러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다만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가운데, '한 장관은 총선 때 다른 역할을 맡겨야 한다', '김한길·원희룡 등이 더 적합하다'는 등의 반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 본관에서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200여명을 불러 약 2시간 30분 동안 연석회의를 진행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견이 모아졌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중요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모두 33명의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비대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인선하는 카드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내년 총선에 한 장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구체적인 역할을 두고는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과 선대위원장이 더 낫다는 의견 등으로 나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은 그 근거로 △여의도 인사가 아니고 참신한 인물이라는 점 △보수 결집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 △대통령과 소통이 잘 된다는 점 △수도권 중도층 지지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고 한다.
반면, 반대 주장으로는 비대위원장 역할에는 총선 지휘도 있지만 여러 당무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치 신인인 한 장관이 맡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한 장관이 오게 되면 대통령실로부터 내려꽂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고, 차기 대권주자인 한 장관이라는 카드를 벌써부터 쓰게 되면 야당의 집중 공격으로 상처 입게 돼 한 장관의 미래가 불투명하게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비대위원장으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추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윤 원내대표는 "필요한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친 후에 제가 (비대위원장을) 판단하겠다"며 "시간을 많이 끌지는 않겠다. 당의 지도체제 정비라는 것이 오래 미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