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에 산골조개 산다…미기록 거미류도 발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 연체동물 분포 첫 조사해 19종 확인
산골조개 등 한국 고유종 4종 포함 산우렁이과와 달팽이과 발견
미기록 거미류 2종 발견 눈길…담수어류인 잉어와 미꾸리도 확인

한라산에서 발견된 산골조개.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제공

제주 한라산에 산골조개 등 연체동물이 다양하게 분포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 거미류 2종도 발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연체동물과 담수어류, 거미류 등 3개 분야의 생물 분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모두 155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우선 연체동물은 3목 11과 15속 19종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골조개 등 한국 고유종 4종을 비롯해 산우렁이과와 번데기우렁이과, 달팽이과 등의 연체동물이 확인된 것이다.

한라산에서 연체동물의 분포 현황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담수어류는 2종이 발견됐는데 람사르습지인 물장오리 분화구호에선 미꾸리가, 어리목 탐방안내소 인공연못에선 잉어가 각각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정호수인 물장오리에 미꾸리가 살고 있는 건 동물지리학적으로 매우 독특한 현상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반도 내륙에 서식하는 미꾸리 집단과의 유전적 차이 등을 포함한 추가 조사가 이뤄지면, 미꾸리의 서식이 자연 분포인지 인위적 이식인지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물고기가 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 사라오름과 소백록에서는 담수어류가 발견되지 않았고 미꾸리의 인위적 이식이 예상된 1100습지에서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또 한라산 하천은 낙차가 큰데다 평소에는 건천이라는 제주 하천의 특징으로 인해 어류 서식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남방밤달팽이.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제공

거미류는 이번 조사에서 23과 89속 134종이 분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장수염낭거미류와 접시거미류 등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 후보종 2종이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2016~2019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확인된 거미류를 포함해 이번에 새로 기록된 종을 합쳐 한라산에는 모두 223종이 분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과정에서 채집된 90점(담수어류 3점, 거미류 77점, 연체동물 10종)은 표본으로 제작해 보존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향후 유전자 연구 등 다각적 접근을 통해 제주 자연자원만의 고유 특징을 지속적으로 밝혀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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