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시내버스 운행 중단이 닷새째에 접어든 가운데 무단으로 버스를 세운 서령버스의 적자에 따른 손실금액이 1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운행 중단에 따른 시민 불편도 이어지며 지역 곳곳에서 즉각 운행을 재개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2023년 충남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령버스는 274개 노선에서 적자를 보며 101억 원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272개 노선에서 83억 원가량의 손실을 봤던 것과 비교해 경영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다.
무단 운행 중단에 앞서 서령버스는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 회비 2400만 원과 직원 퇴직금 약 8400만 원 등 약 1억 원가량을 미지급하며 운송 수입금을 압류당했다. 최근에서야 조합 회비 2400만 원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행 중단을 두고 서령버스는 시가 보조금을 부족하게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서산시는 2017년 36억 원에서 지난해 100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줬다며 업체의 방만한 경영을 지적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서령버스는 대표이사 인건비로 충남 평균인 8900만 원보다 많은 1억 4600만 원을 주고 있고 관리직 인건비도 인접 시군 대비 50% 이상 높은 상황이다. 외주 정비비는 63%, 타이어비는 80% 높게 나타났다.
지난 10월 열린 '시내버스 운행노선 효율화 방안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발표에서도 유류비 인상 등으로 운송원가가 지속해서 오르고 있지만, 서령버스의 정비 인력은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외주정비 비용은 70%, 타이어 교체 용역 비용은 7% 이상 늘어나는 등 불필요한 부분에서 과다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결과도 함께 나오며 자구노력이 시급하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임금이 밀리는 일이 반복되며 지난 2022년 8월에는 기사들이 단체행동을 예고하는 일도 있었다.
지역에서는 무단으로 버스 운행을 중단한 서령버스를 규탄하며 운행 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산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은 "서령버스는 시내버스라는 공용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며 "무단 운행 중단은 사회적 책임과 시내버스가 가지는 공익성을 망각한 참혹한 처사로 노조를 떠나 일반시민으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보조금을 받으면서도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며 "자구노력 없이 손쉽게 보조금만으로 연명하는 모습은 문제 해결을 위한 본질을 왜곡하는 것으로 운행 중단의 피해는 결국 18만 시민이 보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즉각 전 노선에 대해 운행을 재개할 것과 누적된 적자 해소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구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 경영정상화 자구책을 갖고 서산시와 협의해 항구적으로 사태 재발을 방지할 것, 막대한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익성을 감안해 모든 회계서류를 공개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것 등을 요구했다.
서산시의회도 담화문을 내고 "운행 중단에 따라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것은 시민들"이라며 "서산시와 서령버스는 진실성을 가지고 협의해 하루빨리 시내버스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령버스는 더 이상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지 말고 지체없이 정상 운행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상적 절차에 따른 운행 개시 명령에도 불구하고 불응한다면 '면허취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령버스는 운송 수입금 압류로 기름을 구하지 못했다며 지난 14일 첫차부터 일방적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보유 차량 52대 가운데 전기·수소차 등 13대만 운행 중이다.
비상수송대책 매뉴얼에 따라 비상 체계에 돌입한 시는 비상수송 대책본부를 가동 중으로 지난 5월 택시와 전세버스 등 총 10개 업체와 체결한 운행 협약을 토대로 가능한 차량을 총동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