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탁구 차세대 에이스 오준성(17·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최고 권위 대회에서 3관왕으로 우뚝 섰다. 소속팀이자 대표팀 선배 정영식(31)이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가운데 든든하게 뒤를 이을 재목임을 입증했다.
오준성은 지난 15일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7회 신한SOL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팀 동료 박규현(18)을 눌렀다. 10대 신성 대결에서 초반 열세를 딛고 세트 스코어 3 대 2(8-11 4-11 11-6 13-11 11-3) 대역전승을 거뒀다.
생애 첫 종합선수권대회 단식 우승이다. 오준성은 지난해 하반기 고교 중퇴 뒤 미래에셋증권에 입단해 실업 무대 1년 만에 국내 최강자에 등극했다.
특히 오준성은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다. 이전까지는 한국 탁구의 전설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 안재형 대한탁구협회 이사, 박강현(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실업 1년 차에 우승한 적이 있지만 17살은 오준성이 처음이다. 오준성의 아버지인 미래에셋증권 오상은 감독도 지난 1999년 만 22살 때야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전날 오준성은 박규현과 남자 복식 우승도 합작해 개인 2관왕을 달성했다. 여기에 단체전까지 오준성은 3관왕을 이뤄냈다. 미래에셋증권은 단체전 결승에서 삼성생명을 매치 스코어 3 대 1로 제압하고 대회 2연패를 이뤘다.
정영식이 은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오준성, 박규현의 약진은 미래에셋증권이나 대표팀으로서는 고무적이다. 정영식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등 한국 남자 탁구를 이끌어왔다.
오준성은 "우선은 당장 있을 세계선수권대회 대표 선발전에서 선발권에 들어야 한다"면서 "내년 부산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있는 모든 큰 대회를 빼놓 지 않고 나가고 싶고, 그러려면 잠시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다짐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귀화 선수 김하영(대한항공)이 이다은(한국마사회)을 3 대 2(11-4 12-10 7-11 11-13 11-6)로 눌렀다. 중국 톈진 출신으로 2016년 귀화한 김하영은 2019년부터 국내외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첫 우승을 최고 권위 대회에서 차지했다.
김하영은 "그동안 욕심이 좀 앞섰다. 잘 하다가도 늘 마지막에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이번 대회는 이기는 것보다 과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계속 열심히 해서 다시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면서 "올림픽 무대에서 꼭 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