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서 양념분쇄기에 손목 절단…"도교육청에 얘기했지만"

고교 조리사, 고무장갑 말려들어가 왼손 절단…평소 차분한 분
전남 장흥, 완도, 영광서도 유사사고 잇따라
도교육청에 늘 얘기했지만 반영 안돼
전남 급식, 김치 직접 담가…양념분쇄기 사용 많아
분쇄기 철거하고 김치 완제품 사용해야…노동력 착취

■ 방송 : 전남CBS 라디오 <시사의 창> FM 102.1/89.5(순천) (17:00~17:30)
■ 진행 : 유대용 기자 ■ 제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남지부 백진희 노동안전국장


◇ 유대용> 얼마 전 여수의 한 고등학교에선 급식실에서 일하던 조리사가 양념 분쇄기에 손을 다친 일이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자세한 내용 전국학비노조 전남지부 백진희 노동안전국장 전화 연결합니다. 국장님 나와 계시죠.

◆ 백진희> 안녕하십니까?  

◇ 유대용> 참 안타까운 일인데 사고가 어쩌다가 발생한 겁니까?

◆ 백진희> 그냥 평상시처럼 양념류 갈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작업을 하는 중에 고무장갑이 말려 들어가면서 왼손이 갈려 버린 사고입니다.

◇ 유대용> 많이 다치셨어요. 사고도 난 부위는 어떤지

◆ 백진희> 왼손을 손목까지 절단한 상태고요. 선생님이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국에서 급식 노동자들에 손가락 절단 사고가 종종 있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이고 제가 아는 제일 큰 산재 사고입니다.
 
◇ 유대용> 이분이 평소에 급식실에서 맡았던 업무가 어떤 건가요? 평소에 양념 분쇄기를 자주 사용했던 분이시죠.

◆ 백진희> 고등학교 조리사 선생님이기 때문에 매일 날마다 쓰는 기계고요. 그런데 그분이 차분하고 얌전하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더 이 사고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분한테서 나서 저희들은 너무나 충격을 받고 너무 많이 힘듭니다.
 
◇ 유대용> 이번 말고도 이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많았다고 알고 있는데, 이 기계 자체가 가정에서 잘 쓰지 않는 기계라고 들었어요.

사고 현장에 있던 양념 분쇄기. 전국학비노조 전남지부 제공

◆ 백진희> 저희 전남에서는 장흥하고 완도 영광에서 이런 손가락 절단 사고는 있었고요. 영광은 손가락 세 개가 절단된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큰 기계는 보통 가정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업체에서나 쓸 수 있는 그런 기계입니다. 김치 공장이나 이런 데서 쓰는 거죠. 그런데 학교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 유대용> 그동안에도 안전 사고 예방이 필요하다고 요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디에 어떻게 요구를 하셨었나요?
 
◆ 백진희> 항상 사고가 이렇게 빈번하게 있었기 때문에 도교육청에다가 늘 얘기했고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안건으로 올려서 사업부서에 올려도 사업부서에 방해나 이런 것들 때문에 진행되지 못하고 싸우다가 저희들이 늘 지쳐서 포기하기도 했었거든요. 저희들이 포기함으로써 이렇게 선생님이 너무 많이 다친 것에 대해서 너무나 통감하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산재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아야 되고 원인을 찾으면 원인을 제거하면 되는 거거든요. 아주 간단한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그러지 않고 있는 거죠.  

◇ 유대용> 이게 분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해결될 문제 아닌가요?

◆ 백진희> 예 맞습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데 도교육청에서 사업부서에서는 절대로 진행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유대용> 왜 이 분쇄기를 계속 고집을 하는 거죠. 교육청은

◆ 백진희> 전남은 김치를 학교에서 담가서 먹습니다. 김치를 담가 먹으면, 양념류나 이런 것들 다 갈아야 되잖아요. 매일 다른 양념들 마늘이나 양파 이런 것들이 계속 있게 되는 거죠.  

◇ 유대용> 뭐 제가 사정을 정확히 다 알 수 없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김치를 완제품으로 구입을 한다거나 분쇄된 양념을 사면 이 분쇄기가 굳이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예산 문제일까요?

◆ 백진희>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고 다치고 골병 들고 있는데, 예산 얘기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유대용> 그렇죠. 예

◆ 백진희> 김치 담그는 데 필요한 기구니까 완제품 사 먹으면 필요 없어지는 거잖아요.

◇ 유대용> 김치를 전남에서는 담가 먹나요?

◆ 백진희> 호남권 전남하고 광주 정도로 저는 알고 있는데요. 강원도 조금, 강원도 점차 없어지면 추세고요. 강원도 배추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이런 상황이긴 한데 이런 것들 안 하면 되거든요. 학부모들도 김치를 사 먹고 있는 건 줄 알고 계실 텐데 저희도 김치 담고 있습니다. 생배추가 심지어 들어와서 절여서 이렇게 하기도 하거든요. 노동력 착취하고 있는 거죠.
 
이번 사고와 관련해 노조는 전남도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학비노조 전남지부 제공

◇ 유대용> 교육청의 입장은 어떤 건가요?

◆ 백진희> 지금 교육청에서 제일 먼저 공문 내린 게 분쇄기 있는지 보유 현황하고 안전장치 안 돼 있다면 그거 설치하라는 거거든요. 이거는 손가락이 손목이 잘려 나가도 이 기계는 계속 쓰겠다는 얘기입니다. 이거 말이 됩니까?  

◇ 유대용> 전국적인 추세에도 맞지도 않고 무엇보다 노동자분들이 지금 다치고 있어서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데 이게 사실 분쇄기의 문제만은 아닐 것 같기도 해요. 이밖에 급식실 환경 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죠?
 
◆ 백진희> 엄청납니다. 일단 이 양념 분쇄기가 없어져야 되고 김치 완제품 사용해야 되고요. 그다음에 저희들은 교직원 배식대가 따로 있어서 아이들을 위해서 배식대를 하는 게 아니라, 교직원들을 위해서 배식대를 더 화려하게 합니다. 그런 것도 없어져야 되고 반찬 가짓수가 13가지씩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6개 정도만 들어갈 수 있거든요. 가짓수가 식판에. 그런데 13가지를 넣기 위해서 우리 선생님들이 뛰어다니지 않고서는 할 수 없잖아요. 13가지를 만드는데 얼마나 뛰어다니겠습니까? 그러면서 사고가 나는데 그거는 우리들의 잘못이랍니다. 그렇게 말합니다. 사업부서는  

◇ 유대용> 좀 개선이 돼야 될 것 같네요. 저희도 관심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백진희> 감사합니다.  

◇ 유대용> 전국 학비노조 전남지부 백진희 노동안전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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