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노동자 암 등 산업재해 판정 잇따르지만…특수건강검진 대상서 '제외'

법원, 1심서 배전노동자 A씨 전기 작업과 갑상선암 연관성 인정
광주전남지역 배전노동자 암·백혈병 판정 잇따라
전문가들 "배전노동자, 특수건강검진 대상에 포함시켜야"


광주전남지역에서 일하는 배전노동자들의 암 발병이 산업재해로 잇따라 인정받으면서 배전노동자를 특수건강검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배전전기원으로 일해온 A씨.
 
A씨는 지난 2015년 갑상선암을 진단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갑상선암 발병과 전기 작업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승인 판단을 내렸다.
 
A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갑상선암과 전기 작업과의 인과성을 인정했다.
 
법원은 전기작업을 할 때 노출되는 극저주파 자기장에 과다 노출될 경우 갑상선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법원은 "원고(배전노동자)가 상당한 농도의 극저주파 자기장에 장기간 노출됐고 노출 수준이 높으며 노출권고 하한을 큰 폭으로 초과했다"면서 "극저주파 자기장이 갑상선호르몬수치 등 갑상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 전기지부. 박성은 기자

A씨에 앞서 광주전남지역에서 암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배전노동자는 총 4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사실상 3만 볼트에 달하는 전기를 노동자들이 직접 만지며 작업을 했지만 지금은 간접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1m 근접 거리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작업 환경을 고려할 때 전자파와 갑상선암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배전노동자들은 암 발병에 따른 산업재해에 노출돼 있지만 특수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국내에 전자파와 암 발병의 관계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많지 않아 배전노동자를 특수건강검진 대상에 포함시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전문가들은 근로복지공단도 배전노동자들의 직업성질병을 인정한 만큼 최소한 특수건강검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이철갑 교수는 "지금까지는 산업재해를 인정할 때 노동자에게 전에 없던 질병 발병에 대한 연구가 없을 경우에는 인과성이 없다고 판단해 왔다"며 "갑상선암도 아직 확실하지 않더라도 예방적인 차원에서 특수건강검진 대상에 배전노동자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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