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 수가 최근 5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경우, 이번 절기 유행기준의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15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의원급 196곳의 독감 의사환자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2월 3~9일·올해 49주차) 외래환자 1천 명당 독감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는 61.3명이었다. 이는 최근 5년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의사환자분율 최고점은 지난 2019년 49.8명, 2020년 2.8명, 2021년 4.8명, 2022년 60.7명을 각각 기록했다.
앞서 코로나19 유행기간 다소 잠잠했던 독감은 방역조치가 완화되고 위생관리가 헐거워지면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근 한 달간도 의사환자 천분율은 11월 셋째 주 37.4명→넷째 주 45.8명→12월 첫째 주 48.6명 등 내리 증가세를 나타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특히 초·중·고생의 피해가 컸다. 13~18세 소아청소년의 의사환자 천분율(‰)은 133.4명으로 2023~2024절기 유행기준인 6.5명의 20배가 넘게 치솟았다.
이어 △7~12세(120.1명) △19~49세(78.9명) △1~6세(49.5명) △50~64세(34.5명) △65세 이상(15.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입원환자도 덩달아 늘었는데 고령층이 최다 비중을 차지했다.
병원급 입원환자 표본감시(218곳) 결과, 지난 3~9일 주간 입원환자는 1047명으로 한 달 전(11월 둘째 주·올해 45주차) 311명에 비해 3.37배나 증가했다.
입원치료를 받는 독감환자 10명 중 4명 이상(40.3%)은 65세 이상이었다. 50~64세가 그 다음으로 많았고(15.8%), 19~49세 12.7%, 7~12세 11.9%, 1~6세 9.6%, 13~18세 8.0%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 중국발(發)로 급격한 확산이 우려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2주 연속 환자가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주(12.3.~12.9.) 기준 입원환자는 222명으로 전주(258명) 대비 13.9%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동기간(596명)과 비교해도 약 37% 정도 수준이다.
발작성 기침이 특징인 백일해도 지난달 셋째 주(35명) 이후 감소 및 정체양상이다. 이달 2주차 의사환자는 26명으로, 12세 이하 어린이가 대부분(76.9%·2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인플루엔자 감염 시 폐렴 등 합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항바이러스제의 잦은 품귀로 인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타미플루 등 정부 비축물량을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달 31만 6천명 분의 항바이러스제를 시장에 푼 바 있다.
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한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등 유관학회와 공동으로 최근 항생제 내성 및 임상상황을 반영한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용성 중증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 지침' 개정도 준비 중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최근 유행 중인 호흡기감염병의 유행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치료제 수급, 항생제 내성 관리, 예방접종, 진료지침 보급 등 다양한 대책을 통해 호흡기감염병 유행 분야별 대응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손 씻기, 기침 예절,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 등 공공생활을 하는 공간에서는 식기·수건·장난감 등의 공동사용을 제한하고 소아·학령기 아동들의 호흡기 증상 발생 여부를 관찰해 적시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