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살해' 변호사, 前의원 부친이 전화 바꿨다…'119 녹취' 공개

"우리 가족 아프다"…119 상황실에 직접 설명
상황요원 요청에 전화 바꾼 사람은 '아버지'…"일단 빨리 와 달라"
경찰, 아내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송치

아내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국내 유명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가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내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국내 유명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가 사건 발생 후 뒤늦게 소방서에 신고한 통화 내역이 공개됐다.
 
통화 내역에는 소방 출동 전부터 전직 검사이자 다선 국회의원인 A씨 아버지가 이미 현장에 도착해 119상황요원과 대화를 나눈 내용도 담겨 있다.
 
15일 소방청이 무소속 이성만 의원실에 제출한 '119신고 통화 녹취록' 등에 따르면, 50대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 49분쯤 당시 상황요원에게 "여기 구급차가 급히 필요하다. 우리 가족(와이프)이 아프다"며 "머리도 크게 다쳤다. 의식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요원이 아내의 상태를 상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재차 요구하자 A씨는 "말을 못하는 것 같다", "정확하게 모르겠다. (숨소리가) 조금은 들린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A씨의 설명과 달리 119가 도착했을 당시 A씨의 상태는 위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119구급대는 구급활동보고서에서 '접촉 당시 환자 무의식, 무호흡, 맥박이 없고, 바닥에 피가 흥건한 상태였으며, 목 외상, 이마열상, 두부출혈로 외상성 심정지로 추정된다'고 했다.
 
A씨가 제대로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자 이번에는 A씨 아버지가 전화를 바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A씨가 소방에 신고하기 전에 자신의 아버지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A씨 아버지는 "일단 빨리 와 달라.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 사고가 나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2일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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