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네덜란드 국빈 방문 마치고 귀국…'반도체 동맹' 완성

尹, 3박 5일 간 네덜란드 국빈 방문 마치고 귀국길
양국 반도체 관련 협력 '동맹' 관계로 격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위해 고위급 회의체 신설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귀국하기 전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박 5일 간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의 반도체 관련 협력을 '동맹' 관계로 끌어올렸다. 양국 정부·기업·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을 통해 세계 최고의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를 위해 고위급 회의체를 신설하는 한편 국방, 방산,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함께 14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1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정상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은 1961년 수교 이래 처음이다. 이번 방문에서 특히 집중했던 분야는 '반도체'였다.

네덜란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생산국이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제조 강국이지만, 소재와 장비는 상대적으로 취약하기에 네덜란드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부 소재지인 헤이그에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네덜란드는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우리 양국은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반도체 협력의 효과와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도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semiconductor alliance)이라는 용어가 명기됐다. 반도체 동맹이라는 문구가 공동성명에 명기된 것은 두 나라 모두 처음이다.

이러한 동맹을 통해 네덜란드와 우리나라와의 장점을 결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반도체와 경제안보 분야에서 3건의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한-네덜란드 반도체 대화', '외교-산업 2+2 장관급 대화체' 등을 신설하기도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양국이 평시 각별한 협력을 도모하는 가운데 위기 발생 시 반도체 공급망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함께 집행·이행하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클린룸'(Clean Room·미세먼지와 세균을 제거한 작업실)을 외국 정상 중 최초로 둘러보기도 했다.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은 현지 브리핑에서 "2나노 기반 반도체 양산에는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가 필수적인데, 연간 생산 가능 규모가 20대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차세대 EUV 장비의 안정적 확보가 향후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네덜란드,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북핵 위협 규탄

양국은 각종 분야에서도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무탄소 에너지, 원전건설과 운영, 해상풍력, 수소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국방·방산·신흥안보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국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방산군수공동위를 개최하기로 했다.

양국은 북한의 불법 핵 개발과 각종 도발을 규탄하고, 러북 군사협력이 아시아와 유럽의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며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ICT 협력 MOU(업무협약) 체결, 디지털 영역 협력 확대, 과학·연구 분야 협정 또는 MOU 체결 추진 등을 선언했다. 워킹홀리데이 참가자 수도 기존 100명에서 200명으로 늘리는 등 문화·예술·인적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헤이그 '리더잘'(기사의 전당)을 방문하고, 유럽에 유일한 우리나라 독립운동 기념 장소인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는 등 독립운동 역사도 되새겼다.

이밖에도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용사 간담회에서 네덜란드 용사들과 유족들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영웅의 제복'을 전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5일 귀국 직후 산적한 국내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기현 전 대표가 사퇴하며 여권의 재정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 개각과 새해 예산안 처리 등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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