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 강원도형 농촌유학 현주소 ② 강원도 농촌유학 선도 학교 1 -'자구책'으로 전국에 입소문 탄 양양 현북초 ③ 강원도 농촌유학 선도 학교 2 -강원도내서 '가장 많은' 유학생 유치한 영월 옥동초 ④강원도 농촌유학 선도 학교 3 -"졸업까지 하고 싶어요" 학생들의 꿈 된 농촌유학 ⑤ 기적을 일궈낸 해남 땅끝마을 '북일초등학교' ⑥ 도시 아이들에게 제2의고향 만들어줄 '농촌유학' 성공의 길 |
강원도 지역, 학교 소멸 위기 '농어촌유학'으로 극복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강원특별자치도 학생 수 감소세가 예상보다 속도를 더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2024~2028학년도 중장기 학생 추계'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등학생 수는 지난해 14만 6274명에서 올해 14만 2981명으로 1년 동안 3293명(2.25%) 감소했다. 지난해 전망한 감소 학생 수 1082명(0.73%)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4년 497명, 2025년 178명, 2026년 332명, 2027년 769명의 학생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저출생 여파로 2027년에는 초등학생 수가 5만 9093명까지 떨어져 6만명 선이 붕괴될 것으로 예측했다.
18일 현재 강원도내 60명 이하 작은학교는 초등학교 189개교, 중학교 69개교, 고등학교 21개교다.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정원과 신규 임용 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교사 뿐 아니라 조리사, 방과후 교사 등 학교 일자리도 줄어드는 파장이 시작됐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교육 특례 제정을 통한 추가 교사 정원 확대, 농어촌 유학 활성화, 강원형 자율학교 확대 등을 추진해 학생 유출을 막고 교육을 통한 정주 인구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당장 수백명의 학생들이 강원도로 전학을 오지 않는 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
고민 끝에 마련한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방안인 '농어촌유학'은 생태전환교육의 대표 사업으로 작게는 도시와 농어촌의 공존, 큰 개념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으로 지속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을 지향한다.
강원도 곳곳에서 뿌리 내리는 각양각색의 농어촌유학
2023년 2학기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농어촌유학 운영 현황에 따르면 강원 농어촌유학 운영 학교는 영월 녹전초와 옥동초, 홍천 삼생초, 원당초, 인제 용대초, 춘천 송화초 등 4개 시·군 6개 초등학교에서 33명의 학생들이 지난 9월부터 6개월 동안 참여하고 있다. 대상은 1학년부터 5학년까지며 6학년은 중학교 배정으로 제외다.
농어촌유학이 결정되면 학생들에게 개인 유학 경비 지원에 따라 매월 30만~60만원(자녀수에 따라 차등)이 지원된다. 프로그램은 각 학교마다 상이하지만 공통된 부분은 '자연과 함께하는 생태환경교육'이다. 영어 등 외국어는 물론 1인 1악기, 1인 1 체육 등 도시 학생들이 받고 있는 주요 과외 과목이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홍천군 삼생초는 6개월간 현장체험학습 11회, 제주도 3박 4일 태마여행이 전액 무상이며 영월 옥동초는 주민자치프로그램, 춘천 송화초는 어르신들과 주민들과 연계한 세대공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 초기인만큼 보완점도 적지 않다.
농어촌유학은 농어촌으로 전학을 오려는 학생의 거주 도시 교육청과의 매칭사업인데 대부분 지역 교육청은 서울시교육청과의 협력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현재까지 서울시교육청과 농어촌 유학 사업을 진행 중인데 학생들과 가족들의 체류비 등을 지원하려면 예산 편성권을 가진 서울시 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서울시의회에서 제동을 걸면서 내년부터 정책 추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월 기준 서울 학생 390명이 전라남도에서 6개월 이상 유학했고 전남 해남군엔 100명 넘는 학생과 학부모가 이주하는 등 호응이 좋아 지난해부터 아토피 치유 마을 등 전라북도에도 농어촌유학이 확대됐다. 짧은 기간 가시적인 성과에 주목해 강원도교육은 지난해 말 농어촌유학을 본격 계획하고 추진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다수인 서울시의회는 학력 저하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해 교육청 농어촌유학 사업비 10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체류비 등의 지원이 없다면 농어촌유학을 자발적으로 오는 경우는 매우 낮을 수 밖에 없어 농어촌유학이 단기 사업에 그칠 수도 있다.
도시와의 상생·유관기관의 관심, 제도 초기 지원책 시급
대안으로 올 9월 강원도 교육청의 예산 범위내에서 1인당 월 60만 원을 지원했고 내년에도 서울시교육청 지원없이 강원도교육청 예산으로만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농어촌유학 경비 지원은 2024년 예산 심의 결과에 따라 예산 지원 여부와 금액이 확정되면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등 대도시와의 공감대 형성과 협력, 자체 재원 확대 노력 등이 제도 도입 초반 해소해야할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농어촌 유학은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사는 '공생'이 핵심이다. 농어촌지역은 지역소멸을 막고 수도권 학생들은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교육적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소멸위기의 지역에 경제활동 가능 인구가 유입되도록 해서 지역을 살리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농어촌유학의 가장 큰 교육적 수혜자는 도시에서 온 유학생일 것이다. '학원 뺑뺑이' 사교육 대신 자연과 함께 마을 공동체 속에서 성장하는 인생의 값진 경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