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정후의 소식에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앞서 키움이 배출한 메이저 리거는 강정호(36), 박병호(37·kt),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들에 이어 이정후까지 빅 리그로 향하며 4명의 선수 덕에 키움이 벌어들인 이적료만 500억 원이 넘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MLB닷컴' 마크 파인샌드 등 MLB 소식을 전하는 현지 기자들은 13일(한국 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입단 합의했다"고 SNS를 통해 알렸다. "계약서엔 4년 뒤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됐다"도 덧붙였다.
당초 현지에서는 이정후가 계약 기간 4~6년, 6000만~9000만 달러 수준으로 빅 리그 구단과 계약할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나 현지 기자들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규모인 '6년 1억 1300만 달러'로 이정후의 계약 소식을 알렸다.
2023년 KBO 야구 규약에 따르면 소속 선수의 MLB 계약 시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약 330억 원) 이하일 경우 해당 금액의 20%인 500만 달러(약 66억 원)를 KBO 원 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2500만 달러~5000만 달러(약 330억 원~660억 원) 사이일 시에는 앞선 금액에 더해 2500만 달러 이상 금액에 대한 17.5%인 437만 5000달러(약 58억 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 달러를 넘기면 이 모든 금액에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모두 합친 금액을 안게 된다. 즉 현지 보도대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이적료 1억 달러를 훨씬 넘긴 금액에 계약한다면, 원 소속팀 키움은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되는 것이다. 총 포스팅 비용은 1882만 5000달러(약 247억 원)로 예상된다.
키움은 앞서 MLB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3번이나 재미를 본 적이 있다. 시작은 강정호였다. 키움은 지난 2014시즌 이후 주전 유격수 강정호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시키며 500만 2015달러(약 66억 원)를 포스팅 비용으로 받았다.
2015년엔 박병호를 미네소타 트윈스로 보내며 1285만 달러(약 169억 원)를 챙겼다. 2018년 규약 개정 후엔 김하성을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시켰다. 당시 김하성은 4년 2800만 달러(약 369억 원) 계약을 맺었고, 키움은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와 초과분 300만 달러의 17.5%인 52만 5000달러를 더해 총 552만 5000달러(약 73억 원)의 이적료를 받았다.
키움의 2023시즌 선수단 연봉은 약 83억 원. 이정후의 MLB 진출은 향후 구단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리그 최고의 내야수 김혜성도 2024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MLB 진출에 도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얼만큼의 이적료를 팀에 안기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