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로 역대 최고액에 메이저 리그(MLB)로 진출할 전망이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 등 미국 현지 소식통은 13일(한국 시각) X(옛 트위터)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840억 원)에 입단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계약서에 4년 뒤 옵트 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 측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헤이먼, 로젠탈 기자의 소식이 사실이라면 이정후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KBO 리그 출신 빅 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최고액이다.
지금까지 포스팅 최고액은 류현진이 2012시즌 뒤 LA 다저스와 맺은 6년 3600만 달러가 최대 규모였다. 타자 중에서는 이정후의 히어로즈 시절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이 2021년 4년 2800만 달러가 최고액이었다. 연 평균 보장액만 보면 김하성이 류현진보다 높았다.
KBO 리그 출신이 아닌 선수로 넓혀도 이정후는 한국인 역대 2위 자유계약선수(FA) 계약 규모에 오를 전망이다. 고교 졸업 뒤 미국으로 직행한 추신수(SSG)가 2014년 텍사스와 맺은 7년 1억3000만 달러가 역대 최고액이었다.
이정후가 추신수의 뒤를 잇게 된 셈이다. 이정후는 역대 2위 규모였던 류현진의 4년 8000만 달러를 넘게 된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와 FA 계약을 맺고 4년을 보낸 뒤 다시 FA를 취득했다. 다만 연 평균 금액은 류현진이 2000만 달러로 가장 높고, 1883만 달러의 이정후가 2위, 1857만 달러의 추신수가 3위다.
지난해 KBO 리그 정규 시즌 최우수 선수(MVP)에 오른 이정후는 일찌감치 빅 리그 구단들의 눈독을 받았다. 올해까지 7시즌 동안 타율 3할4푼,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으로 활약하며 호타준족에 정상급 외야 수비를 뽐냈다.
다수의 빅 리그 구단들이 이정후 잡기에 뛰어든 가운데 6년 9000만 달러 계약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하성의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 등 외야수가 필요한 구단들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품었다. 샌프란시스코 피트 퍼텔러 단장은 지난 10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찾아 키움 소속이던 이정후를 지켜봤다. 적극적인 구애 끝에 이정후는 내년 미국의 '거인 군단'에서 뛰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