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매에는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여순 감옥에서 쓴 유묵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 출품됐다. 일본에 소재하던 작품을 국내로 환수한다는 의미가 있다. 안 의사의 사형 집행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제작됐지만 사형을 앞둔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필치가 시원스럽고 당당하다.
박서보의 '묘법' 연작은 에디션 1점 포함 총 8점이 출품됐다. 묘법의 시작인 연필 묘법을 비롯 1990년대 후반 한지를 사용한 흑색 직선 묘법, 2000년대 화사한 색감을 담은 색채 묘법 등 출품작 구성이 다채롭다. 선명한 색상과 입체감이 돋보이는 앤디 워홀의 'Dollar Sign'은 추정가 6억원~12억원, 쿠사마 야요이의 'Pumpkin'은 추정가 6억원~10억원이다.
고미술 섹션에서는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사' 석지 채용신이 그린 '독립운동가 최전구 초상 및 관련 유물'이 출품됐다. 추정가 5천만원~1억원.
김환기의 뉴욕시대 십자 구도 작품 '4-VI-69 #65'은 화면을 사분할해 각각의 모서리에서 번져 나오는 색면의 구도가 인상적이다. 독특한 색의 표현, 대상과 모티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구성은 절대 추상의 세계로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추정가 7억5천만원~20억원.
박서보의 작품은 총 7점이 경매에 오른다. 초기, 중기, 후기 묘법이 모두 출품돼 선택의 폭이 넓다. 100호 사이즈의 연필 묘법 작품 '묘법 No. 213-85'(8억3천만원~15억원) ~15억원), 100호 크기의 후기 묘법 '묘법 No. 010731'(3억8천만원~6억원), 300호에 달하는 붉은색 색채 묘법 작품 '묘법 No. 101104'(5억원~10억원) 등이다.
다양한 기법과 기형의 청자와 백자 21점을 선보인다. 이중 조선 백자 '백자청화편복모란문시명병'과 '백자청화포도문호'가 눈길을 끈다. 각각 추정가 1500만원~8천만원, 2500만원~5천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