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가 아셈 마레이가 정규리그 2라운드 MVP를 수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창원 LG는 9일 창원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와 경기에서 84-76으로 승리했다.
LG는 정규리그 첫 두 차례 맞대결에서 KT에게 연패를 당했다. 특히 지난 2라운드에서는 외곽 공격에 능한 패리스 배스를 막지 못해 무너졌다. 골밑 중심형인 아셈 마레이가 홀로 막기에는 벅찬 상대였다.
그래서 조상현 감독은 이날 매치업에 변화를 줬다. KT의 국내 빅맨 수비를 마레이에게 맡겨 골밑에 상주할 수 있도록 했고 대신 양홍석, 정희재 등 국내 선수들에게 배스에 대한 수비를 맡겼다. 물론, 그 뒤에는 약속된 팀 수비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LG는 KT의 토종 빅맨들을 꽁꽁 묶었다. 부상 복귀 이후 페이스가 좋았던 하윤기는 22분 동안 출전해 무득점에 그쳤다. 야투 5개를 던져 모두 놓쳤다. 이날 골밑에서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만큼 LG의 대응이 좋았다. 조상현 LG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하윤기를 막은 수비에 대한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2라운드 MVP 후보, 마레이 덕분에"라고 답했다.
조상현 감독은 요즘 '2라운드 MVP 마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마침 취재진이 마레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듣고자 했는데 수비에 대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지지 발언'으로 연결했다.
조상현 감독은 "마레이만한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2라운드 성적이 좋았는데 마레이가 중심이 돼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고 다니면서 계속 밥을 사주고 싶은 선수"라며 "사실 선수들 모두가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주고 있다. 나는 방향 설정만 할 뿐이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마레이는 이날 21득점 18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정규리그 2라운드 10경기(일정 편성 변경으로 인해 경기수가 9경기에서 10경기로 늘었다)에서 평균 18.7득점, 17.7리바운드, 5.3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60.8%를 기록했고 LG는 이 기간에 1패밖에 당하지 않았다.
팀의 주장 이관희도 마레이를 향해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고양 소노의 김승기 감독님께서 이정현 선수를 밀고 있는데 기록은 이정현이 득점 등에서 더 높을 수 있겠지만 취재진이나 팬들에게 이정현이 없다면? 마레이가 없다면? 그런 상황을 가정하고 누구의 비중이 더 큰 지를 생각하면 말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상대팀 선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마레이의 골밑 활약에 대해 모두가 입을 벌리고 볼 정도로 활약하고 있다. 영향력을 생각하면 독보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