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 전망이 거세지면서 추가 상승 여력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들도 현물거래, 골드바, 금 통장 등 금 투자 방법에 관심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4일 금 1kg 현물 종가는 한국거래소 금 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2014년 3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같은날 국제 금 선물가격은 아시아 거래일 기준 한 때 온수당 2135.3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 현물가격도 한때 온스당 2110.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현재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7일(현지시간) "금값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비둘기파로 기울어진 것으로 인해 상승한 뒤 발밑에서 약간 반락을 한 상태"라며 "올해는 중국을 필두로 한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수세가 금값을 지탱하고 있는 상태로, 내년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상한다"라고 보도했다.
금값은 보통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발생하고 경기 침체가 닥칠 때 오르지만 최근 들어 이런 공식이 깨지는 모습이다. 최근 금값이 역대 최고 수준에 올라선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미 국채의 실질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투자자들은 실질수익률이 내려갈 때 채권 대신 금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자가 없는 금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또 미 국채 이자 하락은 달러 약세를 낳는데, 이는 미국 밖 투자자들에게 금을 저렴하게 보이게 한다.
시장에서는 내년 금값이 더 오를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값과 반비례하는 달러가 약세 현상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발표된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870만건으로 전월 대비 61만7000건 감소했다.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점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8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11월 고용 보고서에서 이같은 흐름이 다시 확인되면 금값이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 현재는 8일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금값이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금 투자 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우선 금 투자법으로 한국거래소 금 시장을 통한 현물거래가 있다. 장내 거래 시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10%)가 없는 장점이 있다. 1g단위로 거래가 가능해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다만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개인종합자산관리(ISA)로는 투자가 불가하다. 전용 계좌를 만들어야 하고 실물로 찾을 땐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금 통장을 개설할 수도 있다.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은행이 입금액에 해당하는 금을 국제 시세에 맞춰 금 무게로 환산해 적립시켜 주는 방식이다. 돈을 찾을 때는 금 실물이나 금 시세에 해당하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입출금이 편하고 소액투자도 가능하지만, 매매수수료가 발생하고 매매차익에 대한 매당소득세(15.4%)도 부과된다.
골드바 거래도 가능하다. 한국조폐공사나 은행, 증권사 등을 통해 금괴를 직접 사는 방식이다.
보유세와 상속세, 배당소득세,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 부담이 없다. 그러나 부가가치세와 은행, KRX금시장 등에서 수수료(5%가량)가 부과된다. 골드바 구매 시 부가가치세와 수수료를 감안하면 금값이 최소 15%이상 오르지 않을 경우 되팔아도 시세차익을 얻기 어렵다.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금 관련 ETF도 있다. 증권사 계좌만 있다면 거래가 가능하며 IRP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국내 상장된 국제 금 시세 관련 펀드의 경우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