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변호사)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사기사건이라면서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사기꾼 하면은 조희팔, 주수도 등도 있고요. 그리고 또 좀 더 예전으로 가면 장영자.
◇ 김현정> 장영자.
◆ 손수호> 아주 예전으로 가면 봉이 김선달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최근에는 더 유명해진 역대급 인사가 나왔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전청조.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 사건이 있었는데.
◇ 김현정> 전청조 사건 벌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희대의 사기꾼이 나타났습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나왔는데요. 전청조처럼 성별을 넘나든 건 아니지만 이번 사기꾼은 여러 직업을 오갔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나 이런 사람이다라고 사칭만 해서 사람들을 사기 친 게 아니고요. 놀랍게도 전문가 행세를 해서 여러 언론 인터뷰를 하고요. TV에도 나왔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지금부터 들어보시면 진짜 야, 전청조 뺨치네, 이런 얘기가 나올 거예요. 누굽니까?
◆ 손수호> 얼마 전에 보도된 강남 한강뷰 아파트 200억 사기 사건의 피의자 서준혁입니다.
◇ 김현정> 한강 뷰 아파트라면 여러분 얼마나 비싼지 아시잖아요. 그런데 그 한강뷰 아파트를 싸게 사게 해주겠다면서 돈을 받아 챙겼는데 무려 200억 원어치를 챙긴 사람. 무슨 일인지 그 사건 설명부터 좀 해주세요.
◆ 손수호> 서준혁은 LH투자자문관을 사칭했습니다. LH는 한국토지주택공사죠. 그러면서 시세 30억 원 넘는 서울 강남의 한강 뷰 좋은 아파트를 단돈 7억 원에 살 수 있게 해준다면서 접근했어요. 그러면서 수수료 2억 원만 나한테 챙겨주면 내가 7억 원에 이 아파트 살 수 있게 해주겠다.
◇ 김현정> 아니, 30억 원 넘는 아파트를 9억에 사게 해주겠다는 셈이니까 혹할 만은 한데 이렇게 싸게 판다고 하면 당연히 의심부터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손수호>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원래 LH 퇴직자들 챙겨주려고 따로 빼놓은 물량이다.
◇ 김현정> LH 보유분 같은 거.
◆ 손수호> 그런데 그동안 이 지역 본부장들이 이걸 뒤에서 몰래 처분해서 돈 챙겨온 거다.
◇ 김현정> 이게 정상적인 물건이 아니니까 싸게 은밀하게 팔 수 있다 이런 거예요?
◆ 손수호> 네. 그런데 너무 싸잖아요. 그래서 또 이런 말도 덧붙입니다. LH가 요즘에 비자금을 조성해야 돼가지고 이 아파트를 빨리 팔아야 된다.
◇ 김현정> 급매물.
◆ 손수호> 그래서 좀 모자라는 돈을 LH가 지원도 해주고 있는데 내가 그걸 승인해 주는 자리에 있다. 나만 믿고 따라와라.
◇ 김현정> 나만 믿고 따라와라.
◆ 손수호> 이렇게 말한 건데요. 그러면서 그런데 LH에 감사실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이 LH 특혜라고 또 민원 넣으면 큰일 나니까 비밀유지각서 써라.
◇ 김현정> 당신한테만 주는 엄청난 기회니까 대신 비밀유지해라, 각서 써라.
◆ 손수호> 그러면서 계좌 이체 대신에 현금이나 수표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회사 보유분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게 좀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 말에다가 뭔가 살을 덧붙이니까 그럴 듯해졌던 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비밀리에 빨리 팔아야 되니까 이렇게 싸게 파는 거다라고 속인 건데요. 그런데 그래도 좀 이상하잖아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큰 돈을 줄 수 있느냐, 이런 의심이 드는데.
◇ 김현정> 한두 명 속은 거면 이해되는데 저는 100명이 속았다는 데서 어떻게 이 말 듣고 100명이나 돈을 붙이는지 거기가 이해가 안 됐어요.
◆ 손수호> 서준혁이 이런 수법을 씁니다. 계약서를 가지고 왔는데요. 거기에 LH라고 적혀 있는 거예요. 그 용지에 그리고 또 그 외에 허위 서류까지 다 준비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이 사려는 사람들이 이걸 좀 봐야 될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자세히 보려고 하면 이거 LH가 몰래 팔아야 되는 아파트다 이런 특수한 상황을 강조하면서 대충 이렇게 잘 둘러댄 겁니다.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데요.
◇ 김현정> 어떤 거요?
◆ 손수호> 이렇게 돈을 낸 사람들이 있잖아요. 이 사람들에게 실제로 그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 수 있게 해줬습니다.
◇ 김현정> 아니, 어떻게 가능해요. 이 사람 사기치는 건데,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을 텐데 어떻게 입주를 했어요?
◆ 손수호> 그 아파트를 서준혁이 한 달에서 석 달까지 초단기로 임차, 그러니까 빌린 거예요.
◇ 김현정> 단기 임대.
◆ 손수호> 그래서 이렇게 계약금이나 이런 대금을 받으면 실제로 그 아파트에 가서 살 수 있게 해준 거죠.
◇ 김현정> 실제 들어간 사람도 있어요?
◆ 손수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류상 뭐가 좀 이상해 보이고 좀 미흡해 보여도 정말 내가 들어가서 살 수 있게 해주는데 안심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피해자 중에는 공무원도 있었고요. 놀랍게도 부동산 중개업자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부동산 중개업자도 사기를 당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초단기 임대차를 악용한 범죄죠.
◇ 김현정> 하기는 전청조도 C모 아파트에 월세 3500만 원 내고 3개월 단기 임대했다고 제가 들었는데.
◆ 손수호> 사기에 악용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럼 그렇게 진짜인 줄 알고 입주했던 그 사람들은 단기 임대 기간 끝나고는 어떻게 됐어요?
◆ 손수호> 당연히 쫓겨나는 거죠. 그래서 자기 집이라고 내가 이걸 샀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던 사람들이 아니 갑자기 이 집에 진짜 주인이 나타나가지고 당신 계약 기간 끝났는데 나가야 됩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예요?라고 물어보는 거죠. 꼼짝없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때 돼서야 아차차 내가 속았구나.
◆ 손수호> 그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피해 규모가 정확히 어느 정도입니까?
◆ 손수호> 피해자가 현재까지 100여 명에 이르고요. 피해 금액 합해보면 200억 원입니다.
◇ 김현정> 그것도 전부 현금.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기꾼은 잡혔습니까?
◆ 손수호> 11월 9일에 사기 혐의로 기소된 상태고요. 현재 구속 상태입니다.
◇ 김현정> 아니, LH하고는 무슨 관련이 있긴 있었습니까?
◆ 손수호> 전혀 없어요. 전혀 없고요. 근무한 적도 없었고 또 LH에는 아예 투자유치 자문관이라는 직책 자체가 없었어요. 싹 다 거짓말이었고요. 그런데 여기서 좀 놀라운 게 나옵니다. 이 서준혁의 사기 행각 이것만이 아니었다.
◇ 김현정> 어떤 사기 행각이 더 있습니까?
◆ 손수호> 작년 9월에도 똑같이 LH 투자자문관 사칭해서 7천만 원 뜯어낸 게 걸려서 기소된 상태였고요.
◇ 김현정> 형량은요.
◆ 손수호> 그때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없다라는 이유로 징역형에 집행유예로 풀어줬습니다.
◇ 김현정> 풀어준 게 또 이게 문제가 됐군요.
◆ 손수호> 그 뒤로 계속해서 똑같은 일을 또 한 거죠.
◇ 김현정> 작년 9월에 사기 재판받고 집행유예 기간에 계속 사기 친 거네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기꾼들이 원래 다 그래요. 안 잡아놓고 풀어주면 또 사기를 칩니다. 그런데 서준혁이 이때 사용한 명함에 놀랍게도 이런 게 적혀 있었어요.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한 로펌의 부동산 자문위원. 그런데 알아보니까 그 로펌 관계자는 서준혁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고 우리 회사에 우리 로펌에 이런 직책 자체가 없다. 그렇게 말했죠.
◇ 김현정> 그럼 LH 자문관이라는 것도 거짓, 로펌 자문위원이라는 것도 거짓, 부동산에 대한 전문 지식은 있긴 있어요?
◆ 손수호> 전혀 없죠. 그리고 지금 구속 중이잖아요. 그런데 지금도 SNS 프로필에 뉴욕, 유엔 해외 출장 중 이렇게 써 있고요.
◇ 김현정> 그게 써놓고 들어갔어요. 감옥을?
◆ 손수호> 유엔 경제사회 이사 NGO 이렇게 활동하는 사진도 올려져 있고요. 하지만 외교부에 물어보니까 그런 직함이 없고요. 과거로 가면 그런데 조금 더 황당해집니다.
◇ 김현정> 과거에는 어땠습니까?
◆ 손수호> 2018년 한겨레 20일 잡지 보도를 보면 당시 지상파와 종편 TV를 누비며 유창한 언변으로 인기를 모은 IT 전문가 겸 의사 겸 부동산 전문가가 있었는데요.
◇ 김현정> IT도 전문가인데 의사인데 거기서 부동산도 전문가예요. 엄청나네요.
◆ 손수호> 만 40세에 이런 경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주요 일간지를 포함해서 수십 곳의 언론에서 그 사람 칼럼을 받아 싣거나 코멘트를 따서 기사를 썼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설마 그게 서준혁이에요?
◆ 손수호> 맞습니다. 이미 그때부터 그랬는데요. 당시 서준혁이 주장한 본인의 경력, 이 정도였는데요. 78년 출생입니다. 97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 게이오대 IT 프로페서 코스 조교수, 게이오대 병원 신경정신과 수련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 협력 교수, 2017년부터 2018년까지 LH 투자유치자문관, 서천군 투자유치자문관, 서울시 도시재생 연구위원, 일본 게이오대 MBA.
◇ 김현정> MBA도 땄어요.
◆ 손수호> 그리고 한국토지정보연구원 수석컨설턴트, 글로벌 자랑스러운 인물 대상 수상.
◇ 김현정> 아니 왜 노벨상도 하나 넣지 그랬나 싶을 정도로 좋은 건 다 끌어 모았는데 엄청난 경력인데. 그럼 이 이력이 싹 다 거짓말.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이걸 보고서 막 신문에서 칼럼 리스트로도 쓰고 그랬다는 거예요?
◆ 손수호> 그러니까요. 좀 전에 이 경력 자세히 보면 말이 안 돼요. 78년생인데 97년부터 해외 명문대 교수를 합니다. 19살이잖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그 대학병원에서 신경정신과 의사로 일하거든요. 의대는 언제 갔고 수련을 언제 했습니까? 그러다가 갑자기 29살부터 LH 투자유치 자문관, 부동산 전문가가 되거든요. 이것만 해도 말이 안 되는 이력이잖아요. 이걸 가지고 강연도 하고 방송 출연까지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방송 한 군데에서 이 사람을 쓰면, 지금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 유수의 방송국에 다 출연했네요. 자료화면 보니까. 한 군데서 이 사람을 방송 활동을 시켜주면 그다음 방송국에서는 검증이 된 줄 알고 또 쓰는 거예요.
◆ 손수호>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럼 경력이 계속 쌓여가는 거예요.
◆ 손수호> 그렇죠. 서준혁은 이런 경력 가지고 방송 출연하고요. 전국 돌아다니면서 강연도 했고요. 심지어 공공기관 강연도 했거든요. 게다가 놀랍게도 부동산 사기 피해 당한 사람들 상담해주는 방송까지 출연합니다.
◇ 김현정> 상담 방송.
◆ 손수호> 부동산 사기 피해자에 대한 상담을.
◇ 김현정> 아니, 어떻게 이런 일 가능하죠?
◆ 손수호> 조금 전에 김현정 PD가 이야기한 대로요. 이거 그때 아니, 왜 이 사람을 인터뷰했습니까? 왜 이 사람 출연시켰어요? 왜 강연 맡겼어요? 이렇게 물어보면 언론 기사에 서준혁이 나와서 그거 보고 믿었습니다.
◇ 김현정> 이런 식인 거예요. 아까 신문 일간지, 주간지에 칼럼 썼다고 그랬죠. 그 칼럼을 보고 방송국에서는 섭외를 하는 거죠.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럼 또 이 방송국에 출연하면 저 방송국에서도 또 쓰는 거죠.
◆ 손수호> 그런 일이 벌어졌던 건데요. 그러면 처음 기사를 써준 언론 책임이 큰 거 아니냐.
◇ 김현정> 그런 것 같아요.
◆ 손수호> 그런데 또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왜냐하면 물론 언론사들이 확인 안 하고 출연시키고 기사를 써준 건 맞습니다만 이거 역시 서준혁의 사기였어요.
◇ 김현정>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 손수호> 언론홍보 대행사에 돈을 주고 부탁을 한 겁니다. 그러면서 내가 자신이 직접 쓴 기사를 주면서 홍보대행사에 넘기고 홍보대행사가 여러 언론사에 돈을 주면서 그대로 싣게 한 거거든요.
◇ 김현정> 홍보대행사가 기자들을 속인 셈이 되네요.
◆ 손수호> 사실 이것도 매수라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왜냐? 정가대로 지급하고 거래를 한 겁니다. 즉 언론사에 돈을 주면 기사를 그대로 내주는 건데요. 상품 거래하듯이 이게 단가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한겨레 21의 언론사별 단가표까지 공개가 됐거든요.
◇ 김현정> 여기서 잘못하면 한겨레 21이 돈을 받았다는 얘기처럼 들리니까 그게 아니고 한겨레 21이 취재를 한 거죠.
◆ 손수호> 취재해서 이걸 밝혀낸 거죠. 당시에도 굉장히 큰 화제를 모았던 취재였는데 단가에 따라가지고 정해진 대로 돈을 주면 실어준다. 서준혁이 이거를 이용한 겁니다.
◇ 김현정> 아니, 이게 참 이게 사실은 기가 막힌 일입니다. 여러분.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데 이런 일들이 벌어지곤 했다는 건데 사실관계 확인도 안 하고 돈 받고 이 사람을 썼다는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때 한겨레 21이 시험도 했어요. 이 인터넷 검색만 하면 완전히 가짜인 걸 쉽게 알 수 있는 뉴스, 가짜 뉴스 만들어가지고 이거를 세 곳에다가 의뢰했거든요. 돈을 주면서. 두 곳이 그대로 기사를 내줬습니다. 그래서 서준혁이 처음에 의사 출신, 부동산 전문가 서준혁이 언제, 언제 어느 마트에서 강연한다, 이런 기사를 처음에 실었고요. 이런 게 많아지니까 나중에는 신분 확인도 안 하고 출연시킨 겁니다.
◇ 김현정> 저는 사실은 이게 저도 언론인으로서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인데 명색이 언론인데 돈만 주면 그대로 기사를 실어주는 그런 언론들도 존재했다는 거예요.
◆ 손수호> 그러니까요. 사실 기사를 가장한 광고는 법으로 제재할 수 있거든요. 지금도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력 매체들도 간혹 가다가 여기에 걸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게 진짜 기사인지 가짜 기사인지 광고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경우도 없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도 돈 내면은 상 주겠다, 인터뷰 실어줄 테니까 찬조해라, 이런 연락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자주 받지 않습니까?
◇ 김현정> 저요? 무슨 말이에요?
◆ 손수호> 변호사들 의사들한테는 대단히 많이 옵니다.
◇ 김현정> 이른바 쇼 닥터, 이런 식으로.
◆ 손수호> 그렇다기보다는 언론에 노출을 원하는 그런 전문직들을 상대로 해서 장사를 하는 그런 경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언론사에서.
◆ 손수호> 상도 그렇고요.
◇ 김현정>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전문가 행사를 했는데 그걸 아무도 몰랐던 거예요.
◆ 손수호> 사실 의심한 사람은 있었어요. 그리고 문제 제기한 사람도 있었는데 이때 서준혁은 이런 수법을 씁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손수호> 직업을 바꿔버립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손수호> 걸리면은 잠깐 좀 쉬는 거죠. 숨어 있다가 다른 직업, 그리고 다른 직함 들고 나와서 사기를 이어간 건데요. 한겨레 21이 폭로하기 2년 전인 2016년에도 한 번 걸렸어요. 그때 의사 사칭하다 걸렸거든요. 일본 게이오대병원 정신과 의사 사칭하다가.
◇ 김현정> 그땐 어떻게 걸렸어요?
◆ 손수호> 사실 이렇게 의사들이 학회 세미나 자주 참석하잖아요. 그런데 서준혁도 의사 행세하면서 참석을 했고 언론에 칼럼까지 썼는데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원격의료 도입 추진하면서 일본의 의료IT 잘하는 전문가를 찾아낸 겁니다. 그래서 인터뷰 많이 하다가 의학 전문지에 의해서 들통이 난 거예요. 그런데 그때 서준혁을 믿고 출연시킨 관계자들이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 내가 의사 많이 만나 보지만 이 사람은 그냥 딱 보면 100% 의사다. 그냥 의사였다. 놀랐습니다. 다들.
◇ 김현정> 원래 사기 당하려면 뭐에 씌인 듯이 그렇게 사기 당해요.
◆ 손수호> 그런데 그렇게 들통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번에는 부동산 전문가로 다시 방송에 나온 거죠.
◇ 김현정> 원래는 뭐 하던 사람이에요? 원래 정체는 뭐예요?
◆ 손수호> 원래 동대문에서 옷 팔았습니다.
◇ 김현정> 의류 팔았어요?
◆ 손수호> 의류 제작 관련된 일을 했는데요. 그런데 그때도 상인들한테 5천만 원 사기쳐가지고 재판으로 갔어요. 그런데 그전에 실형 선고받은 적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역시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그후에 의사, 부동산, 전문가, IT 전문가 행세하면서 계속 사기를 이어온 거죠.
◇ 김현정> 악질 사기범, 이번에는 쉽게 못 나오겠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피해자도 많고요. 또 200억 원 손해를 끼쳤기 때문에 이게 다 변제되지 않는 한 꽤 오래 감옥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이고 또 그렇게 돼야 되는데 서준혁은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제가 지자체 자문관 사칭한 거는 인정합니다. 하지만 주범은 따로 있습니다라는 사기꾼 특유의 책임을 돌리는 이상한 말을 하고 있죠.
◇ 김현정> 나는 그냥 그거고 공범이고 주범은 따로 있다. 또 이렇게 또 뒤집어씌우고 있군요.
◆ 손수호> 하지만 수사기관은 로펌 자문위원, 유엔 이사직함 이런 것들을 사칭해서 벌인 추가 범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고요. 악질 사기꾼 반드시 엄벌해야 됩니다.
◇ 김현정> 사기 사건이 왜 이렇게 많습니까? 서준혁 사건 탐정 손수호에서 다뤄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