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는 지난 시즌 조상현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탄탄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하는 짜임새 있는 농구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물이 들어온 김에 노를 저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포워드 양홍석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요즘 LG는 양홍석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LG는 7일 오후 창원 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부산 KCC와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양홍석과 아셈 마레이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85-81로 승리했다.
양홍석은 22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 상승세를 견인했다. 22점 가운데 후반에만 16점을 몰아넣었다. 그의 이날 경기 마지막 야투는 사실상 승부를 결정한 쐐기포였다.
LG는 4쿼터 종료 1분42초 전 정희재의 골밑 득점으로 79-78 역전에 성공했다. 다음 공격에서는 이재도가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고 곧바로 마레이에게 연결, 골밑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점수차를 3점으로 벌렸다.
여전히 안심할 수 없었다. 마레이와 양홍석이 해결사로 나섰다. 또 한 차례 수비를 성공한 LG는 종료 17.5 초전 마레이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양홍석의 컷인 득점으로 스코어를 83-78로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했다.
KCC 허웅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3점슛을 성공했지만 LG는 상대 반칙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차분하게 넣어 KCC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양홍석은 이날 기록한 3점슛 3개를 모두 후반에 몰아넣었다. 15번이나 역전을 주고 받은 대혈투에서 양홍석의 3점슛이 터질 때마다 LG는 큰 힘을 얻었다. 또 최준용, 송교창 등 크고 빠른 KCC의 포워드진에 밀리지 않는 활약으로 지난 시즌 LG가 그토록 원했던 높이와 스피드를 제공했다.
마레이는 22득점 20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다. 단테 커닝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체력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제 몫을 했다.
마레이는 최근 KCC의 알리제 드숀 존슨처럼 스피드를 바탕으로 외곽 공격을 펼칠 수 있는 선수를 상대로 수비 시 고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조상현 감독은 4쿼터 때 KCC 빅맨 이승현의 매치업으로 마레이를 붙이는 변화를 시도해 이 약점을 메웠다.
대신 존슨의 공세는 정희재와 양홍석 등 포워드진 그리고 도움수비의 힘으로 봉쇄했다. 존슨은 풀타임을 소화한 4쿼터에서 2득점에 머물렀다.
LG는 최근 4연승을 달렸다. 정규리그 2라운드를 8승 1패로 마무리했다. 시즌 전적 13승 5패를 기록해 1위 원주 DB(15승 3패)에 2경기 차 뒤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최근 서울 SK, DB 그리고 '슈퍼 팀'으로 불리는 KCC마저 꺾으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의 다음 관문은 만만치 않다. 바로 반 경기 차 뒤진 3위 수원 KT다. 두 팀은 오는 9일 창원에서 정규리그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2경기에서는 모두 KT가 이겼다.